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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임팩트 Feb 16. 2021

미디어가 목소리를 전하는 것을 넘어 문제를 해결하려면?

조소담 펠로우 | 닷페이스 대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혁신가 레이블, 카카오임팩트 펠로우십과 함께하는 사회 혁신가를 소개합니다.현재 펠로우가 하는 일과 변화를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을 이야기합니다.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의 조소담 펠로우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사회구조의 한계로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와 현장을 영상으로 전달하고 당사자들이 해결의 주체가 되는 미디어 액티비즘을 추구합니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여 채널을 통해 알리는 것을 넘어 멤버십을 통한 후원모델로 새롭게 문제를 해결할 사람들을 모아내고, 온라인 퀴어 페스티벌 등을 통해 새롭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실험하고 있는데요. 


미디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직면하면서도 변화에 기여할 방법이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조소담 펠로우의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닷'은 변화가 필요한 지점,
'페이스'는 우리가 직면해야 할
누군가의 얼굴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달라야 하니까 우리가 직면해야 할 장면을 전합니다. 닷페이스 대표 조소담입니다.


ⓒ닷페이스


Q. ‘닷페이스’라는 이름의 뜻을 설명해주세요.


‘닷’은 변화가 필요한 지점이라는 뜻이고요. ‘페이스’는 누군가의 얼굴 또는 ‘직면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닷페이스는 변화가 필요한 지점에 있는 사람들을 더 많이 직면할 수 있게 해주는 중간 매체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직면해보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는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문제의 현장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실제로 마주하거나, 상상해보지 못한 사실들을 영상으로 생생하게 봐야지 ‘이게 현실이구나’라고 확 깨닫게 되는 거죠.


사람들이 자기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끼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사회 변화에 대한 의지가 더 생길 거라고 생각해서 닷페이스를 시작하게 됐어요.


Q. 닷페이스가 가장 먼저 직면하려고 했던 문제는 뭐였나요?


닷페이스는 2016년 10월에 회사로서 설립됐어요. 2016년에는 탄핵, 강남역 살인 사건 등 큰 기점이 될 만한 사건들이 터져 나온 때였죠. 


닷페이스가 직면한 첫 번째 장면, 추모의 벽이 된 강남역 10번 출구 앞 ⓒ닷페이스


강남역 살인 사건이 있고 나서 지하철역에 추모 포스트잇이 붙어있었잖아요. 그때 혼자 핸드폰 들고 가서 촬영했던 게 기억이 나요. 바람이 엄청 부니까, SNS에서 포스트잇 떨어지고 있다고 누가 붙여줄 수 있냐고 하는 메시지가 막 오가더니 몇몇 분들이 테이프를 들고 멀리서 오시더라고요. 그때 같이 인터뷰하고 촬영했던 영상이 닷페이스가 처음으로 알려지게 된 영상이었어요. 


Q. 수많은 사회 문제 중에서도, 이 문제를 다뤄야겠다고 선정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사회 시스템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못 따라와 줘서 개인이 버티고 있는 지점들을 먼저 짚으려고 해요. 그리고 저희 팀이 모두 20대, 30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희와 동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은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서 문제를 선정해요.


현실을 직면하면서도
"같이 변할 수 있어"라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


Q. 영상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희 영상을 통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말하면, “망했다”하면서 포기해버리는 댓글들도 달려요. 그럴 때 엄청 허무해요. 사람들한테 무력감을 주지 않고 싶었거든요.


현실을 직면하면서도 “같이 변할 수 있어”라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했고, 캠페인이나 후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시작했죠.


예를 들면, 닷페이스가 2020년 상반기에 텔레그램 N번방 취재를 하고 나서 사이버 성폭력 관련 시민단체와 함께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자들의 일상 회복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알고,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자원을 모아보자’라는 취지였어요.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일상 회복 프로젝트 '내가 만드는 하루' ⓒ닷페이스


이 프로젝트로 4천만 원 정도의 후원금을 피해 경험자분들께 일상 회복 지원금으로 전달했어요. 그리고 이 분들께 후원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일상 회복이 진행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리포트를 후원자분들께 보내드렸죠.


“미디어가 왜 그런 것까지 해?”라고 할 만한 일들을 닷페이스는 서슴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할 거예요. 


Q. 조소담 펠로우가 꿈꾸는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요?


우리는 나의 문제가 사소하다고 생각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 혹은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못하잖아요. 그런데 어떤 강연에서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자기 주변의 3미터 안에서 변화가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그걸 바꾸어내면, 그 변화가 굉장히 작아 보이지만 사실 엄청 넓은 범위의 변화일 수 있대요. 


저는 아주 넓은 범위의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지 않아요. 그냥 제가 서 있는 자리에서 변화가 필요한 지점들을 찾아내고, ‘누군가의 3미터 안에서는 저런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라는 걸 보여주는 게 저와 닷페이스의 역할이에요. 각자가 마주하는 현실을 연결해주는 거죠.


그렇게 해서 결국에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이야기들이 사실은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이야기라는 걸 인지하고, 함께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과연 될까요? 항상 양쪽의 자아가 충돌하고 있어요. (웃음) 


그냥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변화가 필요한 지점들을
찾아내고 보여주는 것


Q.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잘 해왔다고 생각되는 순간들이 있을 것 같아요.


닷페이스 후원자분들을 ‘닷페피플’이라고 하거든요. 닷페피플에 누군가 가입을 하면 저희 공용 메신저 창에 가입 메시지가 자동으로 떠요. 근데 하루는 장문의 메시지가 뜨더라고요. 


가입하신 분이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경험하신 분이었는데, 닷페이스의 펀딩 프로젝트를 보고 도움이 되고 싶어서 펀딩에 참여를 하셨대요. 그리고 그 후에 본인도 일상 회복 지원금을 받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돈이 오랫동안 힘들었던 시간들을 이겨내게 하는 지원이 되었고, 본인도 이제는 후원자로서 닷페이스와 함께 활동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많이 뿌듯했죠.


그리고 저희가 생각보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대부분인데, 가끔 현장에 나가면 만나는 분들이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가시거나, “너희 이야기에 힘을 얻어서 다른 사람들한테 힘이 되어주려고 해” 이런 식으로 얘기해주기도 하세요. 그럴 때 굉장히 차오르더라고요.


조소담 펠로우가 진행하는 닷페이스의 유튜브 라이브 '썸머쇼' ⓒ닷페이스


Q. 조소담 펠로우는 어떤 활동가이고 싶나요?


닷페이스의 슬로건이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달라야 하니까’인데요. 저는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이 살아갈 사회가 변화된 사회였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미디어는 변화를 지향하는 듯 보이지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디지털 성폭력, 기후 위기, 노동 문제 등등 여러 사회 문제가 있지만, 바뀌지 않는 사회 구조 때문에 개인이 혼자 어려움들을 직면해야 해요. 사회는 이 개인들을 소수자라고 부르면서 외면하고요. 저는 이런 문제들을 얘기함으로써 내가 이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새로운 질서를 같이 만드는 사람으로서 살아가고 싶어요.


왜냐면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달라야 하니까


Q. 우리가 살아갈 달라진 세상을 위해 또 어떤 시도를 준비하고 계신가요?


영상 외에도 누군가의 목소리나 현실을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그리고 이렇게 얘기를 전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소담 펠로우 인터뷰 영상

                                                    


조소담 펠로우와 함께하는 카카오임팩트 펠로우십이 궁금하시다면, 

https://www.kakaoimpact.org/fellow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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