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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바엔 애매한 게 더 낫다

by 이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 이런 글이 눈에 띈다.


<35세 남성의 평균 자산은 어느 정도일까?>


클릭하면 어떻게 알아냈는지 모를,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출처도 알기 어려운

나이대 별 자산표가 나타난다.


물론 이 자료가 충분히 정확하고 객관적이며,

자료를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무의미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글일 것이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거다.


그래서 어떤 이는 숫자까지 정확하게 드러난

이 글을 보고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애매하고 두루뭉술한 게 더 나을 때가 있다.


가령, 30대 초반에 통장이 가벼운 사람도 많다든가 하는,

몇 살까지가 30대 초반인지,

가볍다는 게 얼만큼인지,

많다는 건 또 얼만큼인지,

애매한 내용이지만 하나만큼은 확실히 알려준다.


그런 거 신경 쓸 필요 없이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 된다는 것.


혹자는 이를 그저 정신승리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자괴감에 빠져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결국 정확한 해석과

정확한 판단을 담보할 수 없다면,

정확한 자료인들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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