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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ug 13. 2021

포기와 소유

어렸을  우리는 원하는 것을   손에 쥐면 쉽게 놓으려 하지 않았다. 얼마 되지도 않는 힘을 써가며 떼도 쓰고 울고 보채고 앙탈을 부려가며  안의 것이 영원히  것인 .


소유욕 자체는 자연스럽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것을 소유할 수는 없음을 우리는 배워간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성장하며 내려놓는 방법 역시 조금씩 배워간다.


하지만 내려놓기란 여전히 어렵다. 아마도 그 어려움은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가슴으로는 알지 못한다는 괴리감에서 비롯되는 건 아닐까? 그렇기에 우리는 그 무엇도 쉽게 내려놓지 못하고, 내려놓고도 자꾸만 미련을 남기며 뒤를 돌아보는 바보 같은 일을 반복하며 또다시 배워나간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어쩌면 그렇게 반복하며 내려놓기를 배워나가는 과정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신체적 성숙만이 어른을 의미하지는 않기에, 정신적 성숙 역시 어른으로써 가져야  필요조건이며,  필요조건  하나가 바로 내려놓는 방법 터득인 것이다.


그러한 터득과 함께 우리는 서서히 성숙해 가겠지만, 동시에 그것은 나이 들어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때로는 , 시간과 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떠올리며, 때로는 마음의 준비와 같은 관념적 어려움을 떠올리며 이전보다 더 쉽게, 일시적 안녕만을 위해 그저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어느 평범하다 느끼던 날에, 우리는 거꾸로 소유하려는 마음을 어색하게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가지는지도 모르며, 둘러본 주변에는 내려놓았던 것들만이 가득한 그런 날에.


결국 진정한 성숙이란 현명하게 내려놓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지, 어렵고 힘들다 하여 그저 내려놓게 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현명하게 내려놓고, 때로는 고집스럽게 원해야 하는 것이다. 계속 포기하려 한다면 영원히 무기력해지고, 계속 소유하려 한다면 영원히 철없어진다.


원하는  무엇이며, 어떻게 가져야 할까? 포기해야 하는  무엇이며, 어떻게 내려놓아야 할까? 질문들의 끝없는 반복  어딘가에 정신적 성숙의 이상적인 방향이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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