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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ug 15. 2021

후회는 어디서 올까?

후회에 머무르고 있을 때

잘라 말해, 후회는 가까이해서 좋을 것 없는 감정이다.


갈림길에서 하나의 길을 선택해 걷던 어느 순간에,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 알고 있음에도, 과거의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계속 되뇌며 자책하는, 불필요하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후회는 자연스러우며 누구나 겪는 감정이다. 다만 그 감정을 빨리 떨쳐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는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어쩌면 후회라는 감정의 근원을 찾아가다 보면 알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그 근원에는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 같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어렵게 느껴지기에 예전에 지나쳤던 길이 더 순탄한 길이었으리라 생각하게 되고, 결국 거기서부터 후회가 시작된다는 얘기다.


물론 정말로 그 생각이 맞았을 수도 있고, 때로는 맞았다는 것이 확실한 사실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반면, 후회라는 감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다른 길을 심리적으로 미화하는 경우도 많다. 중요한 건, 어떤 경우든 이 감정을 멀리해야 할 이유로는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거다.


그러므로 지나간 길이 어떤 길이든 지금의 자신에게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 한다는, 따라서 그것을 떠올려 보는 행위 역시 쓸모없는 행위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대목에서 자신의 선택이 옳은 선택이었으리라 합리화시킨다면 정신건강에 더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합리화란 조금은 위험한 방어기제이므로 그렇게까지 고집할 생각은 없다.


따라서 후회는 그저 미련 때문에 명확한 결론을 부정함으로써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위험한 감정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과거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결국 더 중요한 것은 미래이기에, 지나가 버린 것 때문에 다가올 것을 망쳐버리게 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자책을 넘은 자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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