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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Dec 31. 2020

평범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겠다

특별하게 사는 법은 뭘까?

 저는 천성적으로 주류보다는 비주류에 더 관심이 가고, 나만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남들도 좋아하게 되면 갑자기 마음에서 멀어져 버리고, 이상할 정도로 평범함을 거부하려는 본능이 큰 사람입니다. 그래서 평범하게 사느니 죽겠다는 자극적인 말을 하며 사는 거죠. 그런데 평범함이라는 건 생각보다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힘든 단어라는 걸 아시나요?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인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굳이 사전을 펴보지 않더라도, 평범하다는 건 다른 것들과 비슷한 것을 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크게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뛰어나거나 모자라지도 않으며, 가능한 한 자신만의 특징이 없는 걸 말하죠.


 이런 의미에서, 평범한 삶은 모든 면에서 평균적이고 특출나지 않은 개성 없는 삶입니다. 그런데 이런 삶이 가능할까요? 베켄바흐의 역설에 그 답이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이 역설에서는 '흥미로움'을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 '평범함'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가 있습니다. 이 역설의 논리를 빌어 평범함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평범함의 기준에는 필연적으로 주변과 얼마나 비슷한지가 들어가야 합니다. 모두가 왕인 세상에서 한 명만 왕이 아니라면, 오히려 왕이 평범한 사람이 되는 거죠. 일단 모든 사람은 평범하거나 평범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평범한 범주의 사람들끼리 모아 놓으면 평범함의 기준이 바뀌기 때문에 그들은 또 평범하거나 평범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가 됩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평범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는 거죠.


 저는 이것을 역설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정말로 평범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시 제목을 보실까요? 누군가 평범하게 사느니 죽겠다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써 놓았네요. 저 말이야말로 역설입니다. 사람은 어차피 평범하게 살 수가 없거든요. 남들과 다른 삶을 원한다면, 있는 그대로 살아가시면 됩니다. 그러면 누구보다 특별한 삶을 살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그 누구와도 같지 않고 특별하니까요. 평범한 삶 대신 나의 삶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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