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리포트가 개떡 같다고?”
“응, 개떡. 다시 쓰는 게 좋아.”
끄엉은 한국으로 유학 온 베트남 친구다. 우리나라에 온 지 2년 정도 된 것 치고는 한국말이 상당히 유창하다. 지금 막 내 리포트를 집어 들고 쓱 보고는 꽤나 충격적인 표현을 사용한 참이다.
“그런 말을 어디서 들웠어? 무슨 뜻인지는 알고 쓰는 거야?”
어처구니가 없어 콧방귀를 뀌며 물었다.
“안 좋다는 거 아냐?”
어딘지 자신 없게 들리는 대답에 순간적으로 장난기가 발동했다.
“개떡은 음식 이름이야. 먹어본 적 있어?”
“아니.”
“개떡은 옛날 가난하던 시절에 많이 먹던 음식이야. 쓸 수 있는 재료를 모두 떡으로 만들어 어느 곳에서나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만든 거지. 유용하고도 필요한, 그런 음식이란 말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필자 주 : 사실무근입니다.)
나는 생각나는 대로 지껄였다.
“그러니까 개떡 같다는 말은 좋다는 칭찬이야. 네가 잘못 사용한 거라고.”
“응, 몰랐네.”
언젠가 끄엉이 칭찬해주고 싶은 그 누군가에게 이 표현을 잘못 사용하는 장면을 떠올리자 즐거워졌다.
“그런데, 이 리포트 말이야.”
“응?”
끄엉은 나를 향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다시 보니까 개떡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