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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pr 14. 2022

만일 우리가 아름답다면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만일 이 구절이 사실이고, 어디에든 적용될 수 있다면, 이는 아마도 감정을 일컫는 말일 것이다.



내면의 표출에 있어, 그 결과물이 감정일 때 더 조심스럽게 취급될 때가 많다. 예컨대 좋아해, 싫어해 등의 감정 표현을 일컫는다. 왜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감정이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더 여리고, 더 희소하고, 더 극적이기 때문에 쉽게 내보이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는 그 보이지 않는 타인의 감정을,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그렇게나 궁금해한다. 보이지 않아 두렵고, 보이지 않아 슬프지만, 보이지 않아 희망을 품고, 보이지 않아 갈망한다.


그리고 가슴속 깊이 숨겨온, 보이지 않던 감정이 터져 나올 적에 이르러, 이루 다 형언하기 어려운 느낌을 몰아치듯 받게 되는 것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어린 왕자'  다른 구절이 떠오른다. 우리가 스스로를 감히 아름답다 말할  있다면,  이유는 어딘가에 감정을 감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어리석은 미련은 남는다. 정말로 감정을 볼 수는 없는 걸까?


사실은, 처음 언급했던 구절의 앞부분에 그 비밀이 숨어있다. 적나라하고도 공공연한,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그런 비밀이다.


"비밀을 가르쳐줄게. 아주 간단한 거야. 오직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정말로 때로는,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일 때가 있는 모양이다. 어떻게 하면 마음으로 볼 수 있는지 여전히 그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왠지 그 말 뜻을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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