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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y 06. 2022

건강한 비교

가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 만족을 얻으라는 뉘앙스의 글을 접할 때가 있다. 나 역시 스스로 만족할 수만 있다면 타인과의 비교는 불필요하다고도 생각하기에, 그런 글의 의미를 아주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런 글이 지나친 이상론에 가깝다는 생각을 지우기는 어렵다.


사회 속에 발을 담그고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타인과의 비교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 비교의 결과를 가슴속에 간직하지는 않더라도, 한순간도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기란 어려운 것이다. 정도와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 이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타인과의 비교를 무작정 건전하지 못한 행위로만 치부할 수도 없다. 오히려 자신과 주변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성장에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그러한 비교는 얼마든지 반복해도 좋은, 일종의 이로운 방편이 된다.


그래서 필요한 건, 비교의 불허가 아니라 건강한 비교이다. 나름의 기준을 세워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배울 점은 배우고, 개선할 점은 개선하는 가운데 과도한 열등감은 배제할 수 있다면, 현실적이면서도 바람직한 수단으로써의 건강한 비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비교란 뭘까? 그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비교대상과 비교항목의 선택이다. 지나치게 거리감이 있는 대상이나 항목에 대한 비교는 궁극적으로 어떠한 발전도 가져올 수 없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현실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찾아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변화를 통해 이상적인 모습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다면, 타인과의 비교 역시 이상적이고 건강한 비교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스스로 만족을 얻으라는 글이 의미하는 바는 따로 있다. 그 의미는 타인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다기보다, 무의미한 타인과의 비교는 피하라는 의미에 가깝다. 이 진정한 의미의 이해에 타인과의 비교가 지나친 자기 비관이 될지, 아니면 성장의 발판이 될지가 달려 있는 것이다. 그렇게 일련의 성숙한 과정을 거치고 나면 스스로의 만족은 그 이후에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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