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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Sep 30. 2022

기억과 추억

기억이라는 단어에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리하여 긍정적인 기억도 부정적인 기억도 모두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추억이라는 단어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조금은 뜻밖에도, 그렇지 않다. 추억의 사전적 의미는 기억과 거의 동일하다. 그래서 엄밀히 말해 둘은 구분해서 쓰기는 어려운 단어이다.


실제로 추억 역시 기억의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떠올리면 절로 미소 짓게 되는 그런 기억이 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그런 기억을 조금은 다른 색채로 남기고 싶은 바람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기억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해 추억이라는 이름을 붙이곤 한다. 추억이라는 단어에 진작부터 긍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리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것은 추억이라는 단어의 잘못된 용례이기 이전에, 보편적으로 공감되어 느껴지는 감정의 떨림을 표현하고자 하는 소망의 발로에 가깝다.


어쩌면 우리는 아름다운 기억을 추억으로 남기는 게 아니라, 남기고 싶은 기억을 아름다웠노라 추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얼핏 사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꼭 바보 같다 여길 필요는 없다. 그것이 착각이라면, 아마도 세상 가장 아름다운 착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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