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의 원칙주의적 성향은 어떻게 드러날까

외향사고(Te)를 잘 활용하는 TJ는 내적으로 세운 기준을 중요시하며 어지간해서는 그에 반하는 판단을 내리지 않아 원칙주의자에 가깝다.

반면 내향사고(Ti)를 잘 활용하여 분석적 태도가 강한 TP는 원칙을 그다지 세워 놓지 않고 사안마다 분석하여 그때그때 판단을 내리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TP는 기본적으로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하여 원칙주의자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인다.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평균적 차원에서 좀 더 완고한 성향을 보일 수 있는 TJ와의 차이점이다.

그렇다면 TP는 고집이 약한 유형일까? 다소 모순적인 이야기지만, 꼭 그렇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받아들여 생각해 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항상 '받아들이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TP의 특징인 분석적 태도가 발휘될 때, 이들의 모습은 유연함에 가깝다. 가급적 선입견을 갖지 않고 사안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무엇이 맞는 방향인지 면밀히 검토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렇게 분석이 끝난 사안에 대해서라면 고집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즉 TP에게는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 양보하지 못하는 특정한 경우 결코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럴 때의 TP는 더 이상 분석(Ti)이 요구되지 않는 사안이라고 판단하여, 적어도 그 사안에 대해서는 거들떠볼 필요도 없어 기존의 모습들과는 조금 달리 원칙주의자(Te)가 되는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분석과 해결의 접점이자 Ti와 Te의 접점이다. 대개 사안에 대한 분석(Ti)의 끝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Te)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결국 TP의 원칙주의 성향은 분석할 필요도 없이 명료하게 방향이 정해져 있다고 확신하는 사안을 마주할 때 한정적으로, 하지만 분명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