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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ul 20. 2023

대한민국만세

나는 특히 스포츠 경기에서 국제적으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대한민국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볼 때면, 소위 국뽕이 차오른다고 표현하는 그 느낌을 받을 때가 자주 있다. 예컨대 야구 대표팀이 일본을 꺾는다든지, 축구선수들이 해외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든지 하는 경우들이다.


나의 애국심은 평균적인 대한민국 국민의 애국심보다 결코 뛰어나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고, 앞서 언급한 경우들 외에는 딱히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을 때도 거의 없다. 조국에 대해 떠올려봐도, 대한민국은 여느 나라처럼 많은 강점과 약점을 함께 가지고 있는, 그럭저럭 살만한 나라라고 생각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왜 스포츠 경기에서만큼은 다른 감정을 느끼곤 할까? 나는 이를 국뽕보다, 언더독의 이변으로부터 오는 카타르시스에 가깝다고 해석한다. 그러니까 그저 대한민국이 승리했기 때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언더독의 위치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라는 거다.


스포츠란 원래 언더독인 선수 또는 팀이 강팀을 꺾을 때의 카타르시스가 엄청난 법이다. 비단 대한민국뿐 아니라, 언더독인 다른 선수나 팀의 승리도 굉장한 놀라움과 감동을 준다. 그 안에 드라마틱한 사연이 숨어 있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해외뉴스에서도 주요 토픽감이 될 정도다.


사연에 대해서도 살펴보자면, 대한민국이 여러 가지로 사연이 많은, 사연이 많이 생길 수 있는 나라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일단 각종 스포츠대회에서 언더독인 경우가 많으면서도 강팀과 맞붙을 수 있는 기회 정도는 제법 마주칠 수 있는, 지역강국 정도의 역량을 보유했다는 점이 크다. 그리고 미국이나 일본, 중국처럼 여러 가지 국민감정이 교차될 수 있는 나라들과의 대결기회가 많기도 했고, 그럴 때 실제로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킨 경우도 많았다.


또한 이런 경기가 쌓이면서 과거의 경기들이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사연이 되기도 한다. 특히 축구에서는 2002년 월드컵과 독일,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 놀라운 승리를 통해 외국 언론들에게도 대한민국이라고 하면 이변을 자주 일으키는 국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러니까 꼭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더라도, 주목할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적이 제법 있다는 거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그렇게 이변을 일으킨 나라가 대한민국일 때는 당연히 더 큰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앞서 나의 애국심에 대해 언급했었는데, 이걸 보면 그래도 일말의 애국심을 생각보다는 크게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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