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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Oct 24. 2023

자존감은 판단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온다

자기효능감이란 자신이 과업을 성공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믿는 기대감이다. 실제로 성공적인 경험은 당사자가 높은 자기효능감을 갖게 돕는다. 그리고 이는 결국 높은 자존감을 갖는 것으로도 연결된다.


적극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이들을 보자. 이들이 항상 과업을 잘 처리하는 건 아니지만, 적극적인 태도를 통해 처리할 수 있는, 성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상대적으로 많이 얻는 건 대체로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자기효능감은 기회 대비 성공한 비율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많은 도전 끝에 딱 한 번 성공했어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충분한 자기효능감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또다시 기회를 찾아 도전하는 태도를 견지하게 된다.


그래서 높은 자기효능감은 높은 성공비율보다는 높은 도전 횟수를 더욱 필요로 한다. 야구로 치면, 일단 휘둘러야 안타든 홈런이든 나온다는 얘기다. 가만히 보고만 있으면 속절없이 삼진아웃이다.


자신감 넘치는 이들은 대개 이런 성취의 결과를 통해 적극적인 태도를 갖곤 한다. 누군가의 눈에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비칠지라도, 적어도 자존감의 측면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바탕에는, 무엇보다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자신의 판단에 대한 높은 믿음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부분이 핵심이다. '자존감'과 '판단에 대한 믿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이런 관점에서 어떤 이의 자존감이 낮다면, 이는 낮은 자기효능감으로부터, 더 본질적으로는 판단에 대한 낮은 믿음에서 기인했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이들은 보상을 얻기보다는 위험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들이 판단의 끝에 다다른 결론은 ‘좀 더 숙고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것’일 때가 자주 있다.


그 결과 자기효능감을 얻을 기회는 줄어든다. 보상이 주어지지 않아도, 또는 소박한 보상에도 만족할 수 있는 이가 아니라면 당연히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실패도 적지만 성공도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 무조건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 내지는 강요하는 것은 당연히 옳은 방향이 아니다. 단순히 이들이 선호하는 모습이 아니기도 하지만, 적극적인 태도의 장점만을 일방적으로 설파해 봐야 위험성을 민감하게 느끼는 성향 상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관점을 바꿔서, 위험을 피했다는 사실에 주목해보면 어떨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역시 판단의 결과라는 측면에서, 관점에 따라 충분한 자기효능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적극적인 태도가 부족해도 자존감이 높은 이들은 많다. 실제로 나서지 않는 게 옳았다는 판단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이들의 행동 뒤에는 '가만히 있지 말 걸' 하는 성찰 내지는 후회가 따라오는 경우가 더러 있다. 판단에 대한 믿음이 약해서 그렇다.


결국 판단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아무 근거 없이 판단을 내려도 무턱대고 믿으라는 의미가 아니라, 어쨌든 내면의 생각 내지는 가치관에 따라 최종적인 판단을 내렸다면 그런 판단을 내린 자신에 대해 좀 더 믿음을 보내라는 의미다.


꼭 보상을 얻지 않더라도, 단지 위험을 피하는 것 역시 성취를 위한 또 다른 길이 될 수 있다. 꼭 적극적인 행동만이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아니다. 물론 정말로 구체적인 바람이 있다면, 혹은 현재의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면, 그를 위해서는 능동적인 태도와 행동력이 좀 더 필요하긴 할 것이다.


높은 자존감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스스로에게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이것저것 지나치게 고민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든, 숙고의 끝에 나서지 않기로 했든, 자신의 판단을 믿고 어떤 결과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자존감은 행동의 결과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높은 믿음을 통해서도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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