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낼 수 있으면 좋겠다

by 이다

배가 아플 때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장을 꺼낼 수 있다면, 깨끗하게 씻어주면 낫지 않을까?


머리가 아플 때도 비슷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뇌를 꺼내서 씻어주면 낫지 않을까?


자신을 사랑하는지 모르겠다며 네가 떠날 때 나는 생각했다.


진심을 꺼낼 수 있으면 좋겠다.


꺼내서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럼 떠나가지 않을 텐데.


떠나가도 되돌아올 텐데.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그렇게 한없이 부질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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