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서러움에 눈물로 베갯잇을 적시며
눈물에 뇌가 퉁퉁 부은 건지 눈물 두통에
시달렸다
눈에서 주르륵주르륵
서러운만큼 흘러내렸다
술을 안 마신 지 꽤 됐지만, 그 두통은
마치 술을 진탕 마신 다음날 느껴지는
머리가 흔들흔들 불편한 통증이었다.
속은 왜 이리 울렁거리는지
마음이 울렁거리니 속이랑 머리통이 흔들리는구나
한편으로는 술을 마시지 않으니
술로 인해 이런 고통은 느끼지 않을 거라는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수면 도움 영상을 들으며
과연 이게 도움이 될까...? 싶으면서도
거기서 하라는 대로 호흡하고 멈췄다가 입으로 내뱉었다.
그러기를 몇 번..
잠에서 깨어났다.
어머나,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한 시간 가량 잤다.
이내 두통이 찾아온다.
다시 잠들기 시도
그렇게 한 시간씩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새벽 네시가 되었다.
물 한잔 마시고
화장실 다녀오고
어느새 잠들었는지 아침 열 시가 되었다.
한결 나아진 두통에 그저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반성.
생활비도 내지 않고, 몇 개월째 부모님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는 나.
집안일도 잘 돕지 않는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순간에 돕고자 하는데
엄마의 집안일 타이밍과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거기서 오는 사소한 갈등이 하루를 온통
눈물과 서운함, 두통, 공복으로 이어지게 하다니
눈송이 하나 잘못 만졌다가 그게 크게 굴러와
눈덩이로 맞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정말 다행인 건
두통이 맑아졌다는 것이다.
삶은 계속된다.
기쁨이 오고 행운이 오듯
슬픔이 가고 불행이 가듯
그네처럼 오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