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연을 맞이할 때쯤
까무룩 잊고 있다 찾아오는 손님처럼 지난 추억의 잔상이
말을 걸어올 때가 있다.
보통 그 추억들은 좋았던 기억들인데, 쉬이 털어내기가
쉽지 않아 그 안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게 한다
만약에 라는 가정을 그리게 되고, 이내 절레절레
마음을 닫고 현실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꽤 오래전 일, 그리 멀지 않았던 일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여름날 산등성이에서 올려다본 나무처럼 마음을 흔들어놓곤 한다.
사람들은 과거를 상기하기보다는 지금이라는 순간을 보고, 미래로 한 발자국씩 나아가라고 한다.
그게 말처럼 쉽게 된다면 참 좋을터인데, 잘 살아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한 번씩 지난 일들이 찾아와 머리와 마음을 물들여놓는다.
게다가 이건 한 명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지난 시간 속 마음을 주었던 누군가들의 기억이다.
그 속을 뚜벅뚜벅 걷다가 잠시 자리를 잡고
생각에 잠기다가 바쁜 현실 속으로 급하게 돌아오곤 한다.
바쁘다가도 찾아오지만, 주로 호흡이 길어지는 혼자 있는 시간에 그런 일들이 생각나곤 한다.
그때로 돌아갈 일은 아니지만 그저 나와 연이 닿았던 순간들이 나에게는 소중해마지 않은 좋은 시간이었음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그 언제든 찾아오는 잔상에 마음을 쉬이 내주고
그 안에서 시간을 보내겠지만 그때는 그때대로 고이 넣어두고,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오늘은 미래의 내가 뒤돌아볼 잔상 속 한 순간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