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주 누군가를 앓곤 하는데
그 대상의 주인공이 당신이 될 줄 몰랐다.
가끔은 누군가와 보내는 긴 시간이 주는 감정이 사실인지 그저 익숙한 착각인지 나조차도 헷갈릴 때가 있다.
이 사람이 좋은 건지 누군가와 함께하는 감정이 좋은 건지 모르겠는 느낌이다.
아마 눈앞에 있던 사람이 사라진다 해도 한동안은 길게 앓게 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 그 사람의 자리를 채우고 시간을 쌓아가면 나는 또 새로운 누군가를 앓게 될 거라는 걸 안다.
지난 시간을 돌아봤을 때, 스쳐간 누군가들이 흔적 없이 모두 사라진건 아니지만 희미해지는 경우는 있었다.
종종 그 감정은 스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마음에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지만 나는 애써 그 모든 일들을 모른 체하고 오늘을 살아가고자 노력하곤 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이제 막 끝이 보일랑 말랑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생기곤 하는데, 쉽사리 어떠한 대답을 내어놓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이런 만남의 감정 고리가 금방 끊어질 것 같지 않고 살아있는 동안에는 무수히 왔다가 갈 것만 같은 느낌이다.
나는 또다시 누군가를 만나 웃고 마음을 쓰게 되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