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아픈게 나을까 사랑하는 이의 마음이 아픈게
나을까
나는 예전에는 내 마음이 아픈게 더 힘들다 생각했는데
사랑하는 이의 아픈 모습을 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해를 못할 것도 아닌데 그 마음을 모두 헤아릴 수도 없을 것만 같아 내 마음에 구멍이 하나 생긴 기분이다.
타인이 느끼는 그 감정이 가슴이 먹먹하게 답답하고 숨이 차는 그 증상을 내가 가져가 나눌 수 있다면 조금 덜 아플 수 있을까
눈물을 흘릴 수 없게 감정을 조절하는 약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눈물을 그리고 감정을 약이 얼마나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을 하루 이틀 더 살아보니 이성적으로만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늘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마음은 그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 경험들을 대신 겪어보지 않는 한 모두 헤아린다는 건 사실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거기서 마냥 무기력하게 지켜보기만 할 것인가? 하면 그 또한 잘 모르겠다.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저절로 알 수 있는 초능력 같은게 나에게 있다면 참 좋을텐데, 내가 아는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을 내가 잘 헤어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우리가 나누는 일상이 그저 아무런 의미가 없진 않기를.
숲 속 아침 공기처럼 맑은 기운이 마음에 가 닿기를,
장마가 지나간 자리에 잎을 틔우는 새싹의 기운이 닿기를,
어쩌면 우리가 그저 지나치는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 수많은 것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창문으로 기세좋게 들어오는 햇살과 열심히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
생각보다 맑은 하천의 물빛, 바람의 방향 같은 것들을 알아차리는 것 모두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다.
이 모든 것들이 당신을 응원하고 있으니, 그대가 곧 고개를 들고 이 멋진 세상을 바라봐줄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