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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월장금이 Jun 21. 2023

세계 여행하며 얻은 것과 배운 것

(잃은 것,포기한 것)

나는 세계여행을 할 생각이 아니었다.


엄마한테는 2개월만 다녀온다고 한게 8년차가 되었다. ( = 한국직장에서 퇴사한지 8년차..)


여행하며 정말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고,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고 공항 노숙을 하기도 했으며, 헝가리 트램에서 부정승차 혐의를 받고 내려 통곡 했던 일(표를 가지고 있었으나 내가 그 기준을 모르고 있었다)


그 외에도 수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제주 게스트하우스 스텝 1달
카우치서핑(말레이시아,모로코,뉴질랜드,호주,터키)

히치하이킹(제주,인도,브라질)

Worldpackers(호스텔 스텝)3개월 반(한국인 스텝은 나 혼자)

국제연애(모로코,브라질,중국)

호주워킹홀리데이(외국인 직장/ 홍콩 여사장이 있던 오지잡 )

캐나다워킹홀리데이 ( 밴쿠버 뷰티 브랜드에 취업하다, 스킨케어트레이너가 되다.)

영국워킹홀리데이 ( 런던 5성급 호텔에 취업하다. )


1년 동안 모은 돈으로 사랑 찾아 브라질까지 날아갔다가 의도치않게 한달반만에 한국으로 돌아간 일 

- > 그리고 바로 코로나가 터졌다. 롱디 끝에 만난 남자친구와 만난지 얼마 안돼서 나의 만성 피부염으로 남자친구가 본인의 집으로 떠남. ( 긴 이야기는 생략)


연고지 없는 브라질 한 동네에 혼자 남겨진 한국인.( 나 ) ... 우리는 기다린 시간이 무색할 만큼 허무하게 약 2년의 연애를 마무리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새로운 인연과의 만남


내 생일날 친구들이랑 영국에서 근교여행을 가기로 했다가 생일에 코로나에 걸려서 혼자 방에서 격리한 일.

-> 그리고 회복 후 바로 첫주 휴무에 혼자 간 그 근교여행지에서 현재의 남자친구를 버스정류장에서 만나게 되는 인생이 짜여놓은 재미난 게임.



초반에 배낭여행을 6개월 나갔을 때는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 속 많은 일들이 나에게 일어났는데, 거기서 일어난 나의 심리적 변화를 인정하기가 어렵게 느껴졌다.


내가 가진 세계가 확장되고 변화를 느낀거다.( 많은 문화권,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직- 간접적으로 마주하게 되면서 하나의 틀이 깨져버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 


그 변화 속에서 제일 어려웠던건 여행에서 돌아온 후, 변한 나와 

여행 전 내 모습을 기억하는 한국의 기존 친구들,


그리고 여행하며 가치관에 변화를 겪은 나 사이에서 깊은 심리적 수렁을 겪어야 했고 마음의 어려움을 느꼈으며 그 결과로 소중한 인간관계에 변화 또한 일어났다.


잃은 만큼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 외국인 친구들이 늘었다. 



내가 살고 있는 환경을 바꾸니 심리적 변화가 일어났고, 인간관계에도 고통스러울만큼의 변화를 겪어야 했다.



처음 여행을 시작했던 2016.4월 인도 여행 당시 기차 등급인 sleeper 칸을  Slip 이런식으로 썼던 기억과 i don’t speak english조차 말하지 못해 내내 속으로 외우려 노력했었다.


내 인생에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은 한국에서 하는 것이니 영어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영어를 하면 펼쳐지는 세상과 할 수 있는 경험의폭이 넓어진다는 남들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영어가 부족했음에도 하고 싶었던 카우치서핑은 그냥 했다<당시 동생에게 영문 프로필 작성을 부탁함>) / 


일반화할 순 없지만, 여행을 시작한 이후로 외국에서 일을 하게 되고 인간관계도 자연스럽게 외국인들로 바뀌면서 의도치않게 외국인 남자친구만 만나게 되기도 했다. 


포기하고 잃은 건 배낭여행 초기, 남미 여행 중 가지고 있던 모든 보험을 해약해 버리고 여행 자금으로 사용한 일.(여행 중 죽을 각오로 잃을게 없다는 생각으로 나갔다. 그래서 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무서웠지만 무서울게 없었다) - > 현재는 다시 저렴한 보험을 한국에 들어온 뒤로 들었던지라 안전하게 돌아온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친한 친구들이 멀어진 일. ( 제일 힘들었던 일이다. ) 


그럼에도 나에게 여행은 잃은 것보다 얻은게 더 컸다.


세상은 참 따듯하고 재밌고 살만하다는 것.


정말 내가 온 마음을 다해 바라고 그에 맞게 노력하면 힘들어도 이뤄진다는 것( 그렇지 않은 부분은 나에게 좋은 길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긍정적인 마음까지 얻었다)


미니멀리스트(모든 일정을 5~7kg무게로 맞춰 배낭 메고 다니다 보니 살면서 많은게 필요하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다.



한국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


(여행 전, 외모지상주의 분위기에 휩쓸려 비교를 하며 자존감이 약해서 쌍커풀 수술을 했으며, 필러 시술을 받기도 했다. 미용실에도 자주 갔으며 한달에 한번씩 일정 금액의 쇼핑을 꼭 했다.)



여행 중 나의 내면과 외모도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심지어 화장기 없는 얼굴 조차...  민낯으로 누군가를 만나는게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걸 내면이 튼튼해진 후에 알게 되었다. )


한국의 미 기준만 따라갈게 아니라 내 스스로 미의 기준을 잡으면 어딘가에 휩쓸리지 않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


현재 내 인생이 사회가 생각하고 우리가 흔히 예상하는 인생은 아니며 번듯한 남편이나 집, 차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내가 본 세상에 대한 결과라면 그마저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가진 세상은 다양한 색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하나의 길만 있는 것아니니 나는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을 걸어가며 가진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고 싶다. 


적어도 지난 7년이라는 시간동안 후회는 해본 적 없었던 만큼 나는 내가 가진 세상을 충분히 사랑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모든걸 손에 쥘 수 없다면, 나는 내가 사랑하고 마음에 두는 것들을 챙겨가고 싶다. 

그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던 아니던 -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나는 지금처럼 하고 싶은걸 다 하면서 그에 응당한 대가를 받으면서 살아내고 싶다. ( 우리네 인생이 모두 좋은 부분만 있을 순 없듯이, 나는 나의 선택을 사랑하고 책임을 지는 삶을 살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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