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관 수행, 그리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

(feat. 인도 기운영의 의미)


부정관 수행, 그리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 (feat. 인도 기운영의 의미)



운전을 하다 보면 가끔 로드킬을 당한 동물들을 보게 된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긴 하지만 서울 같은 대도시와 근교의 고속도로만 오가는 운전자보다는 시골에 살기에 그런 이들보다는 자주 경험하게 되는 일인 듯하다.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보게 되면 안됐다는 마음이 먼저 올라오긴 하지만 가끔은 좀 심하게 훼손된 사체를 보게 된다. 이럴 때 조수석에 앉은 옆지기는 일단 고개를 돌리지만 나는 최대한 세세하게 보고자 의도한다. 그것이 무상의 지혜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불교의 수행중에 부정관 이라 불리는 수행이 있다.

원래 이 수행의 장소는 공동묘지다.


대부분의 묘지는 시신을 온전히 정리한 후에 매장이나 화장 등을 통해 사체를 정리하는 수순으로 진행되기에 훼손된 고인의 시신을 볼 수가 없다. 특히 묘지는 매장을 주로 하기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인도의 전통에는 가난한 서민들이 장작 살 돈조차 없어서 그저 시신을 버리는 장소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곳이 인도의 공동묘지다.


부정관 수행은 이곳에서 하게 된다.

여기저기 널부러진 시체들을 몇 달이고 계속 관찰하는 것이 수행이다.

시체는 - 쌍윳따니까야의 직접적인 표현을 빌리면 - "푸르게 멍들고, 갈라서 터지고, 부풀어오르는" 등 계속해서 더욱 역겹게 변화하다가 결국에는 백골이 남게 될 것이다.


붓다의 가르침에 의하면 부정관 수행은 탐진치 삼독 중에서 비우기 힘든 탐심을 정화하는데 크나큰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우리의 욕심을 불러일으키는 물질들 중 가장 강력한 것은 돈이나 권력일까?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 근본 바탕에는 결국 자신의 몸이 있다. 비록 타인의 것이긴 하지만 수많은 시체들이 썩어서 사라지고 백골만 남는 모습을 마음에 깊이 새김으로써 몸에 얽힌 집착과 어리석음을 모두 비워내게 된다.


언젠가 티벳의 장례풍습의 사진전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살짝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티벳에서는 죽은 사체들을 특정한 장소에 독수리들의 밥으로 던져놓는다. 그러면 독수리들이 와서 죽은 사체의 살점을 뜯어먹고 나면 해골을 비롯해 뼈만이 남게 된다. 그런 티벳의 장례 풍습에 대한 사진전이었다.

거기서 내가 충격을 받은 것은 인간의 뼈들이 쓰레기 하치장처럼 잔뜩 쌓여있는데 그 뼈들의 색이 붉은색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때까지 늘 상상해왔던 뼈는 흰색이었지만 그렇게 흔한 표현인 백골처럼 고운(?) 모습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 문명화된 현대인들은 미처 인식하지 못하겠지만 어찌보면 온실같은 '고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 물론 과거와 같이 앞에서 예를 든 것처럼 대충 버려놓은 시체가 가득한 묘지, 전쟁과 기아가 난무하며 영화같은 무법자들이 횡횡하는 '거친 세상' 에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이제는 거의 10년도 다 지난 일이 되었지만 한 달 가까이 인도의 각 지역마다의 기운을 느꼈던 특별한 여정 (기운영) 을 떠올려보면 아주 특별한 것이 있었다.


인도를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곳의 모든 것들은 너무나 뒤죽박죽 뒤섞인,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다. 일반적인 현대문명의 속성이 점점 더 '고운 결'을 향해간다 치면 인도는 타국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고 또 그렇게 여전히 '거친 세상'을 지니고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듯하다.


기운영을 목적으로 인도를 향했던 나는 그런 혼란의 기운들이 나의 내면에서 뒤엉키는 것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외적으로야 일정대로 움직이고 특별할 것이 없어보였지만 말이다. 그 카오스적인 기운은 보름 정도 시일이 지나면서 온전히 나와 하나의 기운으로 안정되었다. 그것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저 평범한 여행이 아니라 깊은 차원의 기운을 다루고 느낄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부정관 수행의 근본 목적은 이 몸의 해체 과정을 보면서 무상의 지혜를 일깨우기 위함이다. 우리가 아끼고 중요시 여기는 이 몸이 언젠가는 (조만간) 썩어 문드러질 것임을 깨우치기 위함이다. 그러나 '고운 세상' 에 대한 환상은 그런 것을 떠올리기 힘들게 하는 경향이 있다. 공중파 방송도 SNS도 삶의 부정적인 측면이 아닌 해피한 환상만을 보여주기 위해 여념이 없다. '그렇게 왕자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데요...' 는 어린이들을 위한 환상일 뿐. 우리는 현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거친 세상' 또한 있는 그대로 보고 대비해야만 하는 것이다.


현시대에 시체들이 썩어 문드러져 뼈만 남게 되는 과정을 보면서 탐심을 버릴 수 있도록 하는 부정관 수행을 할 수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어느 문명화된 국가와도 다른 기운을 내적으로 소화함으로써 명상 수행의 단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인도를, 바른 기운의 흐름을 타고 유람해보는 것은 어떨까? 더군다나 드넓은 인도 반도 중에서 붓다의 생애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성지와 함께라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 明濟 명제 전용석



"마음을 비우면 평화 - 어떻게 비울 것인가?" 효과적인 비움의 방편들을 제공합니다.


한흐름 마음비움 센터 / 기명상원

http://cafe.naver.com/growingsoul


#바른명상 #바른길 #기명상 #마음챙김 #정화 #명상 #수행 #초기불교 #붓다의가르침 #에너지장 #좋은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죽음의 기운영 VS 불사(不死)를 향한 궁극의 기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