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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복제 시 영혼은 어떻게 될까요?"에 대한 답변

-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

12.6_art-4882778_1920.jpg img by pixabay


아래 글은 "인간복제 시 영혼은 어떻게 될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살고 있기에 그러한 관점에서 답변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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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질문이 바로 되어야 바른 답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잘못된 질문은 잘못된 답으로 이끈다.


영혼이라는 것은 아주 관념적인 개념에 가깝습니다.

즉 실재 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죠.


영혼이란 것이 정말로 존재하는 것이 맞나요?

혹은 영혼을 무엇이라 정의해야 할까요?


정의내리는 당사자에 따라 다 다를 겁니다.


이런 차원에서 인간을 복제하면 영혼은 어떻게 될까? 라는 질문은 애매하기 짝이 없지요.

영혼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뭔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니 말입니다.


어쨌든 제가 알고 있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사유해보겠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에서 영혼이라는 표현은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구조적으로 해체 가능한 마음을 대상으로 하지요.

그리고 이 마음이라는 것은 몸을 뜻하는 색온(물질의 무더기라는 뜻)을 제외한 수상행식(붓다웨이 게시판에서 관련 내용 참고하세요)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하십니다. 이중에서 기타 초기경전의 설법 내용을 살펴보면 식온에 해당되는 부분이 굳이 용어를 대체하자면 영혼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 오온에 대해서는 붓다웨이 게시판의 글들을 읽어보세요. 열심히 설명해놓았습니다.


일단 식온은 흔히 이야기하는 의식과 비슷하지만 좀 더 넓은 의미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지나온 모든 생에 대한 기억까지도 저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보통 영혼이라고 하면 불멸의 대상으로 여긴다든가 여러 생을 지나면서도 유사한 인격적 특성을 가진다든가 하는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그런 것과는 다릅니다.


여기서는 그런 관념적 이미지를 배제하기 위해서 영혼이라는 표현보다는 식온이라는 표현을 쓰겠습니다.

인간을 복제하는 경우 식온은 어떻게 될까? 이것이 이제 바른 질문이 되겠네요.


개나 양을 복제하게 되면 개의 식온과 양의 식온이 생겨날 겁니다.

즉 개는 개의 의식으로 행동하고 양도 마찬가지가 되겠죠.

복제개와 복제양은 평생을 그렇게 살다가 갈 겁니다.

문제는 이들의 식온이 윤회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문제에 달려있겠네요.


이 답을 과연 누가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윤회할 수 있다면 그들은 그들의 삶에서 지은 업(원인)만큼을 가지고 윤회하겠지요.

만약 윤회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식온은 (그외 수온 상온 행온도 함께) 몸(색온)과 함께 사라질 겁니다.


비슷한 또다른 질문이 있는데요.


어떤 인간을 복제하게 되면 어떤 영혼이 들어가게 될까요?


이 질문 또한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질문의 바탕에 인간은 동물과 완전히 별개의 존재라고 가정하고 있는데요 - 이 또한 영혼이라는 개념의 오류.

인간의 환생도 동물이 될 수 있고 동물의 환생도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 아주 중요함.


윤회하는 바탕은 식온이라고 했지요.

인간의 식온이 윤회하면서 어떤 동물의 색온을 가지면 그 동물이 됩니다.

영혼이라는 개념이 강하게 집착하고 붙들리면 이해가 잘 안될 수 있을 텐데요.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키워보셨으면 잘 아실 겁니다.


모든 동물들에게는 그들 각각의 의식과 개성이 있습니다.

단지 그 몸(색온)에 맞는 지능을 가지고 몸의 형상 구성 등이 다를 뿐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지요.

다만 인간의 경우 높은 지능에 맞게 더 다양한 선택(선업과 악업 및 수행 등)을 할 수 있기에 대체로 인간은 인간으로 환생하고 일부는 (악업 등에 의해) 축생으로 환생할 수도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질문)

부처님을 복제하면 부처님이 될까요? ^^

부처님 또한 아라한(윤회의 사슬을 완전히 끊고 해탈한 분) 중 한 분이지요.


불법을 배워서 그것을 바탕으로 깨달은 이를 아라한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석가모니 부처님 이전에는 (적어도 당시 시대에) 부처가 없었고 스스로 깨달았기에 부처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스스로 깨달았을까?

그 시초에 수 많은 이전의 전생에 붓다가 되리라는 서원을 세우셨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수 많은 생 동안에 붓다가 될 수 있는 업을 쌓아오셨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앞에서 복제양과 복제개에 대한 언급에서 그들의 식온은 초기화된 상태였을 거라고 가정했는데요.

부처님을 만약 복제한다면? 이것도 당연히 알 수 없지만... 그 존재에 과거의 식온은 존재하지 않겠지요.

그러면 애초에 싯달타 태자가 백방으로 노력해서 무상정등각을 얻은 붓다가 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여기까지로)


한 가지 상상해볼 수는 있겠네요.

부처님의 모든 행적과 가르침을 5부 니까야 초기경전은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모두 AI에게 학습시켜서 붓다AI를 만들 수도 있겠네요.

붓다 AI에 위와 같은 질문을 해보면 뭐라 답할까요?

그 AI를 부처님 모시듯 할 수 있을까요? (^^)

(이 또한 여기까지)


부처님은 여러가지 형이상학이나 비현실적인 질문들에 대해서 묵묵부답 하시거나 독화살의 비유를 하셨지요.

독화살의 비유는 요약하면 독화살에 맞아 죽어가고 있는데 엉뚱한 소리나 해대고 있을 시간이 어디있겠나 하는 말씀...

동서남북 사방과 위 아래 모든 방향에서 벽이 자신에게 점차 조여오고 있다. 왕조차 이것을 피할 수 없다 - 결국 모든 존재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임을 비유 - 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래서 머리에 불 붙은 듯이 닦으라는 말씀도 하셨죠. (그에 반해 우리는 너무 널럴하게 사는 듯하지만;;; )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가?

여러 생을 전망하는 보다 긴 지평으로 바라보면서

바로 코 앞의 이익이나 무지개 같은 환상이 아니라

참으로 중요한 가르침을 새기고 실천하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재미있는 질문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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