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리 Feb 29. 2024

나비 상자의 비밀

20240229


"어? 저기 앨리스다."

"앨리스!"

오늘도 앨리스는 후다닥 뛰어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매번 따라가려 해도 숲으로 들어가 버려서 찾을 수가 없다. 도대체 앨리스는 어디로 가는 걸까?




헉헉. 아무도 따라오는 사람 없지?

휴~ 다행이다.

이 나무가 아닌가? 여기 어디쯤인데?

찾았다!

'보고 싶은 할머니.

어제 엄마랑 시내에 갔다가 들른 가겟방에서 화미한 닭인형을 봤어요. 그래서 할머니 생각이 나서 또 편지를 써요. 잘 지내시죠? 저는 밥도 잘 먹고 키도 더 컸어요. 이젠 할머니가 안아주기 힘들 만큼 컸을 걸요. 하늘에서 다 보고 계신 거죠? 할머니는 좋겠다. 나도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은데. 그래서 학교 끝나자마자 비밀상자를 열어보러 왔어요.

이 나비상자 속 할머니 사진이랑 내가 쓴 편지들은 우리만의 비밀이에요. 엄마는 아직도 할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울어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편지 쓰는 거 알리고 싶지 않아요. 엄마가 슬픈 건 싫거든요. 근데 할머니는 봐도 되니까 꼭 보러 오세요. 답장은 꿈에서 주세요."


ps. 힘들었던 그때, 나의 비밀 장소는 나만 알고 있는 비공개 블로그였다. 매일 새벽 사진과 글을 남겼다.

가겟방 - 가게

화미한 - 화려한

이곳 - 여기




이전 07화 7년의 바다, 7일의 바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