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지킴이 엄마들과 저녁거리를 이야기했다.라따뚜이라는 말에 요리 잘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았다. 요리는 잘 못하지만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한다. '요리하는 걸 좋아해요'라고 말하면 잘한다고 생각할까 봐 못한다며 웃고 넘겼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못하는 편도 아니다. 가짓수가 많지는 않지만 신랑과 아이가 좋아하는 요리도 있다. 왜 좋아하는 일은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참 좋다. 재미있다. 하지만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독서는 자신 있게 말하지만 글쓰기라는 대답은 안 나온다. 왠지 글쓰기라고 하면 보여줘야 할거 같고, 그만큼 잘 써야 할거 같다. 마치 요리를 좋아하면 맛있는 음식의 레시피를 줄줄 읊고 언젠가는 초대해서 차려줘야 할거 같은 부담감과 같은 맥락일 듯하다.
취미의 사전적 의미로 볼 때, 요리사에게 요리가 직업이듯 작가에게 글쓰기도 취미의 범주는 아니다. 그러니 글쓰기는 이걸로 돈을 벌지 못하는 나에게 취미가 맞다. 다만 자랑할 수 없는 취미인 게 좀 안타깝다. 음, 생각해 보니 안타까운 게 취미로 자랑할 수 없는 건지 돈을 벌 수 없는 건지는 좀 고민스럽다. 무튼 당당히 드러낼 수 없다면 출간 작가가 되고 싶다. 그때도 글쓰기가 즐기기 위한 일일지도 무척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