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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리 Jan 25. 2024

당신의 짧은 편지 주인장 사리입니다

보고 싶다.

밤이 넘어가는 시간이죠. 당신의 짧은 편지 주인장 사리입니다.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이면 꼭 듣는 노래가 있는데요. 여러분들과 함께 들어 볼게요. 오늘의 첫곡은 박효신의 눈의 꽃입니다.


https://youtu.be/nQuUfQB0dSw?si=xnxDzYjJrQtrf49h 

미안하다 사랑한다 주제곡 박효신 눈의 꽃


"오랜만이야. 눈이 오고 있어.

기억나니?

우리 결혼 전, 함박눈이 내리던 어느 날 몽촌토성에서 눈썰매를 타던 날을. 그때 10대 어린아이들 틈에서 우린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신나게 놀았었지.

스키장에서 우리만큼 스노보드를 멋지게 타고 내려오던 여자애들이 없던 것도 기억나니?

그럼 뭐 해.. 새벽에 출발해서 하이원에 갔는데 종일권을 끊고 5번 타고 돌아왔잖아. 15년의 라이딩은 실력보다는 체력이 더 관건이었지. 한번 타고 내려오면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카페테리아에서 30분 이상을 놀던지 졸던지 했잖아.

작년 이맘때도 엄청 눈이 왔었어. 그래서 너를 만나러 가는 길에 들른 휴게소에서 아이들이 엄청 신나서 뛰어놀고 너를 만나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눈오리도 만들고 뛰어다니다 왔는데 올해도 오늘 눈이 오는구나.

잘 지내니?

나는 점점 잘 지내는 거 같다가 요즘 갱년기가 왔나 봐. 좀 힘드네. 그래서 더 네가 보고 싶다. "으이그~" 하는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

그곳에서는 아프지는 않니?

너의 아픔을 감히 상상할 수는 없지만 아프지 않은 지금의 너는 상상할 수 있어. 내 주위에 너만큼 눈웃음이 예쁜 친구는 없거든. 넌 하늘에서 우리를 보며 웃고 있겠지. 반드시 그래야 해!


뭐가 그렇게 급했니?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있는데. 네 도움이 필요한 내가 있는데 왜 그렇게 빨리 가버린 거니.

알아 너라고 그러고 싶지 않았단 것을... 그 누구보다 네 마음이 가장 아팠다는 것도... 알면서 너무 보고 싶어서 투정 부려 봤어.

이렇게 너를 못 본 지 6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실감이 안 나고 전화하면 "나야~" 할 거 같아.

보고 싶다."


오늘은 소중한 친구를 6년 전에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엔젤님의 사연이었습니다. 저 역시 30대에 먼저 보낸 언니가 있기에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밖에는 해줄 말이 없네요. 분명 엔젤님의 친구분도 저의 언니도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웃고 지낼 거예요.

엔젤님의 신청곡으로 방탄소년단의 봄날을 들려드리겠습니다.


https://youtu.be/xEeFrLSkMm8?si=T1lWMx-7qRJXIyBN

방탄소년단 봄날 뮤직비디오 스크린샷


메인사진 출처 : 방탄소년단 봄날 뮤직비디오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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