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미 Jan 26. 2022

언제나 자신감 있는 아이들의 비밀은 뭘까..

엄마의 존중은 아이의 '자기 확신'을 만든다.



    코로나 시작부터 지금까지 온라인 수업을 이어온 친구가 있다. 어머님께서는 아이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지켜보시며, 최근 둘째 아이 수업도 의뢰하셨다.  아이가 논리적으로 말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아이가 어디에 가서든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마 만국 어머님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아이 수업 의뢰를 받고 선뜻 수업을 하겠다고 대답할 수 없었다. 물론 수업이 이미 가득 찬 상태기도 했지만, 어머님이 원하시는 ‘논리적으로 말하는 아이’가 되기 위하여는 사실상 말하는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가 컸다.




아이가 어디에 가서든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마 만국 어머님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을 가르치면, 아이들 모두가 어느 정도의 논리를 가지고 스스로의 의견을 피력하는 법을 배울 수는 있다. 그러나 아이가 스스로에 대해서 가지는 특유의 자신감과, 자신의 의견을 소중히 여기는 자존감은 일주일에 한 번 선생님이 가르쳐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교사로서 나의 역할은 실제로 아이에게 논리적으로 말하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아이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가를 파악하고 어머님이 아이에 맞게 아이를 기다려주고, 존중해줄 수 있는 방법을 은연중에 말씀드리고 어필하는 게 전부일 때도 있다. (엄마들은 기본적으로 죄책감이 많아서 가르치듯이 말씀을 드릴 경우 마음이 방어적이게 되기 쉽다. 그래서 '어필'하는 정도에 그칠 때가 많다.) 이런 이유로 수업을 선뜻 승낙할 수 없었다.





    아이가 어디에 가서든, 또 누구를 만나든 일관된 당당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 자기 확신이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다. 흔히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은 진심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뿐 아니라 타인의 소중함을 인정하고 그들을 이해하고자 한다.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은 단순히 오만하고 으스대는 사람과는 다르다.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기에, 타인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관철시킬 줄 알기 때문이다.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은 단순히 오만하고 으스대는 사람과는 다르다. 그들은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기에, 타인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관철시키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말하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말 뒤에는 아이가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다른 이들과 유연한 대화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소망이 있다.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고, 자기 확신을 가진 아이로 크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면 된다. 아이가 스스로 낯선 세계를 조금 더 탐험하고 알아갈 수 있도록 기꺼이 아이의 작은 말 한마디를 경청하고 긍정해주면 된다.


    때로 아이가 부모님이 생각하는 '좋은 것'과 벗어난 생각이나 의견을 말할 때, 은연중에 아이의 의견을 부정하고 엄마가 생각하는 좋은 것을 강요하는 부모님들이 계신다. 부모의 그늘 아래서만 자란 무기력 해지기 십상이다. 부모님이 너무 많은 것을 제한하고, 부모가 생각하기에 옳은 것만을 허락한다면 아이들은 스스로에 대하여 무력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의견이 부인당한 아이들은 스스로를 부인하게 된다. 누구 앞에서도 자신이 옳다는 마음을 가지기가 어렵다. 그래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하여 은근한 방식으로 고집스러워지거나, (자신이 틀리다는 사실을 죽어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반응을 보인다), 혹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기보다 타인의 비위를 지나치게 맞추는 게 자연스러운 사람이 된다,




    이전보다 심리나 육아에 대한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어서 그런지 아이를 개인의 인격으로 존중해주시는 어머님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어디서 말대꾸야’ 혹은 ‘엄마가 말하면 그냥 들어’라는 말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럴 수 있겠네.’ ‘너는 그렇게 느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네가 그렇게 원하면 한 번 해봐라'라는 한 마디의 말이 쌓이면 아이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아이의 소소한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쌓여갈수록 아이는 스스로를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어디에 있는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아이의 소소한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쌓여갈수록 아이는 스스로를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어디에 있는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일본의 인문학자 도미타 다카시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사람은 자기 개념의 이미지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나는 약한 인간이다’라는 부정적인 자기 개념을 품고 있는 사람은 행동도 부정적이게 된다. 따라서 어느 순간 ‘내겐 이 일을 해 낼 능력이 있어’라고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품기 시작하면 행동도 적극적으로 변화해 간다."



    어딜 가서도 어깨를 펴는 아이가 되길 원한다면, 그래서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스스로의 의견을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면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수업을 받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작은 부분에서부터 아이를 존중해주면 된다. 인내와 (때로는) 고통을 수반하는 엄마의 한 마디가 자녀의 삶에 단단한 거름이 되어주니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기: 나 자신이 되는 첫 걸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