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완벽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먹으면
가장 먼저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검색해본다
특히 요즘은 개인 블로그에 여행관련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고
그 글의 내용이 꽤 자세해서
어떤 글을 읽으면 여행지에 다녀오지 않았는데도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여행을 가기 전에
블로그 등을 통해 여행정보를 습득하는 것은
단지 길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행지에서의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보겠다는
노력이기도 하다
비싼 요금과 소중한 시간을 내서 가는 여행에서
작은 실패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을 잘못 든 순간까지도 여행이라는 걸
내가 너무 잊고 있었나보다
"이번 여행은 망했어"라고 말할 때
우리가 생각하는 망한 여행은 어떤 여행일까
쉽게 말해서
'기대한 것과 다른 여행'일 것이다
우아할 줄만 알았던 장소가
사실은 전혀 우아하지 않았다던가
맛있을 줄 알았던 레스토랑이
불친절하고 심지어 맛도 없고 비싼 레스토랑이었다던가
고생고생해서 찾아간 장소가
없어진 장소라던가
이런 실패를 겪었을 때
우리는 여행을 망쳤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여행을 망치는 요소들을 줄이고자
여행을 가기전에 '폭풍 검색'을 한다
목적지에 찾아가는 길 부터
레스토랑의 위치, 메뉴, 음식의 양과 질, 서비스
그리고 물건을 살 때에는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등
너무도 사소한 기록까지도 마음만 먹으면 세세히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전에 누군가 다녀온
여행의 길을 따라 같은 만족을 느끼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마치 기차가 철로를 따라 달리듯
자연스럽게 우리도 이전의 여행자들이 느꼈던 감동을
그대로 느끼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이전의 여행자가 떠났던 길을
그냥 따라만 가도 절반의 성공적인 여행이 된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여행은 그 자체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감'이라는 것이다.
여행을 떠날때의 설렘과 걱정, 즐거움은
모두 이런 여행의 속성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이런 걱정을 배제하고 떠나는
'너무 성공적인 여행'은
즐거움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몇시 기차를 타고 몇시에 뭘하고 몇시에 뭘먹고
세세히 정해진 계획대로 이동하는 여행은
일정을 다 끝내고나면 뿌듯하지만,
한편으로는 남들이 겪은 느낌과 감동을
나도 그냥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듯
느낀것에 불과하다는 허무감이 찾아오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 여행에서의 불안함을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여행을 가는 순간 만큼은
평소보다 더 주체적인 사람이 되어보기로 다짐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여행지를 선정할 때 부터
편하고 인기있는 장소보다는
내가 궁금한 곳, 내가 가고싶은 곳으로 떠나려는
작은 노력이 그 시작일 것이다.
우리가 선물을 받는다고 하자
선물을 받게 되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와
예상치 못하게 선물을 받는 경우
우리가 느끼는 기쁨은 다를 것이다
여행도 그렇다
우리가 볼 것이라고 기대했던 장소보다는
길 걷다가 우연히 만난 여행지가
더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