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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Spir e Dition X Oct 31. 2024

[e] 잘못된 것이 아니다 잘못된 곳에 있는 것이다

■ 문도® / 공허함은 소통부재 위기의 한 증상이다. 


난 줄곧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사람들이 마약을 하는지. 

결국엔, 모두 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온 공허함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공허함에 대한 공포인가? 아니면 마약에 대한 공포인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https// :  마약. 그 공허한 안식처에는 낙원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com  


공허함은 결핍되거나 가장 나약해지는 순간에 찾아온다. 

그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중독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은 반복이 아니라 더 빨리 찾아오는 결핍의 시기이다. 그래서, 더 빨리...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서 자신이 갈아먹는 짓거리를 반복한다. 하지만 중독된 사람들에게는 그저 견딜 수 없는 공허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일 뿐. 누군가 말했다. 중독이란, 원하는 것을 얻어서 좋은 것이 아니라 그게 없음으로써 불쾌해지는 상태다 


그 무엇이든 중독되어 있는 사람의 공통점은 현실에서 채우지 못한 결핍의 부재로 시작된다는 것. 누군가는 외로워서 술을 들이켜고 누군가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로서 마약을 선택한다. 하지만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서 낙원이란 있을 수 없다. 결국. 그 끝에서 마주하는 건 공포다.  채우고 채우려고 할 때마다 더 채워야 하고 더 해질수록 선명해지건 "절대 채워지지 않아"라는 사실뿐.


문제는 그것을 깨달았다는 건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증명해 줄 뿐이다. 망각의 저주는 반복되고 공허함은 더 빨리 다시 찾아온다. 공허함은 도대체 감당할 수가 없다. 결국,  마약. 그 공허함 안식처로 도망치는 발걸음은 스스로를 절망의 나락 끝자락으로 몰아세운다. 



https// : 당신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잘못된 곳에 있는 것이다. com 


아 펀 : 아리... 개도 도와주잖아요. 다시 한번만 날 도와줘요

아 리 : "저 개는 선택의 방법이 없지만 당신은 있어요" <문도>


영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장면을 말하자면, 단연코 이 장면이라고 말하고 싶다. 강아지가 차에 치였다. 사람들은 아무도 도와줄 생각은 하지 않고 강아지를 둘러싸고 구경만 할 뿐이다. 아리가 그 관경을 보게 되고 강아비 보호 신고센터에 연락해 강아지가 치료를 받게 도와준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펀은 뛰어가 아리를 붙잡고 부탁한다. 아리의 대사는 거절의 뉘앙스가 있지만 그 대사의 핵심은 "당신은 선택의 방법이 있다."는 사실에 있다.  


영화의 주제는 마약이지만, 본질적 주제는 소통 <공허함, 결핍>의 잘못된 선택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공허함은 반드시 언제든지 찾아올 것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또 다른 사실은 무엇으로 채울지 얼마나 채울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매일 술을 마시고 누군가는 매일 운동을 한다. 누군가는 매일 도박을 하고 누군가는 매일 사랑을 한다. 이것은, 어떠한 행위가 옳고 틀리다는 사실이 아니다. 어떤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그 무엇이든지 "정도"에 따라 위험해질 수 있는 것이니까.




쥐를 한마디 데려다가 철창에 넣고 물병 두 개를 준다. 하는 그냥 물, 다른 하나는 마약을 넣은 물이다. 쥐는 점점 약물에 집착하다 죽는 순간까지 조금 더 조금 더 마시려고 약물병에 매달린다. 한 심리학자는 실험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바로, 쥐가 철창에 혼자 갇혀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다시 실험을 했다. 그곳에는 마치 쥐들의 놀이공원이었다. 그곳에는 색색공들이 존재했고 함께 놀 친구들, 그리고 섹스도 내키는 대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 실험과 똑같은 물병 두 개를 두었는데 쥐 공원에서는 쥐들이 거의 약물이 든 물을 쓰지 않았다. 이게 쥐들에게만 적용이 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비슷한 실험이 인간에게도 실행된 적이 있다.  


베트남 전쟁. 20% 군인들이 헤로인을 사용하고 있었다.
미국은 걱정에 빠졌다. 전쟁이 끝나고 백만 명이 넘는 마약쟁이들이 조국으로 돌아왔을 때 일어난 상황에 대한 패닉이었다. 하지만 전쟁에서 돌아온 군인들의 결과는 놀라웠다. 95%의 사용자들이 약물사용을 멈췄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있는 좋은 집으로 돌아간다는 선택지는 첫 번째 실험의 쥐를 꺼내어 두 번째 쥐 놀이공원에 넣어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본 것이다. 인간은 건강하고 행복할 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을 때 관계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위로를 받으려 한다. 포르노, 게임, 도박, 혹은 마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소통부재 위기의 한 증상일 뿐이다.
 
                                                                               - 출처, Kurzgesagt – In a Nutshell - 





결국, 중독자들에게도 매 순간 선택의 방법이 있다. 

물론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용기 내어해 보는 것. 혹은 누군가에게 부탁해 보는 것. 그것의 결과가 실패나 거절이라고 보일지 몰라도 그것은 나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기도 하다. 


담배. 게임. 도박. 마약. 오래도록 무언가에 중독된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중독이라는 사실을 외면하거나 이미 포기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중독은 소통 부재의 결핍이라는 것. 당신은 잘못된 대상을 선택한 것일 뿐, 잘못된 것이 아니다. 잘못된 곳에 있는 것이다. 


영화가 막이 내리면 감독의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자, 이제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으로 채우겠는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매 순간 선택권은 당신에게 있고, 그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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