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MSpir e Dition X Feb 27. 2024

[e] 끊을 수 있단걸 증명하려고 약을 시작했어요.

■ 문도® / 마약은 오아시스가 아니라 신기루였다.


https// : Prologue. com   


나를 소개하자면 내 이름은 아리. 부가적 설명을 하자면 나는 언터커버 요원이다. 

하지만 경찰이 된 이후부터 나는 줄 곧 마약상으로 살았다. 그 이유는 마약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한 프로젝트 임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약 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쿤. 지금 내가 보스로 모시는 사람이다. 나는 그의 신임을 조금씩 얻어내었고 지금은 그가 막내 처제를 소개해 줄 만큼 가장 믿는 부하가 되었다. 이 바닥에서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이 보이는 그에게도 세월은 피할 수 없다. 평소 신장이 좋지 않던 그의 몸이 조금씩 고장 나고 있다. 난 이 순간을 기다렸다. 난 그에게 처음으로 물건을 혼자서 팔아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런 날이 찾아올 줄 알았다는 듯이 드디어 후계자에게 물려줄 때가 왔나 보다. 라며 서글픈 말이 끝나기 동시에 그날부터 나에게 마약 유통의 모든 과정과 자신이 알고 있는 노하우를  전부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어느 날. 문제가 생긴다. 마약 제조 현장에서 물건을 받아오는데 다른 팀 경찰들이 마약상을 단속하기 위해 그 현장을 덮쳤다. 언터커버라는 사실은 그를 속이고 있다는 뜻이 되지만 또 다른 경찰에게는 난 그저 마약상에 불과했다. 그렇게 하나의 작업장이 뉴스에 보도되고 이 사건으로 쿤은 내부에서 망원 <스파이>를 찾기 시작한다. 작은 의심은 불씨는 믿음의 후계자 아리조차 의심이 번지기 시작한다. 그 순간 아린 끝자락에 몰렸다고 생각했지만 빌어먹을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생각지도 못한 끔찍한 상황을 직면하게 되는데...  



https// :  Story. 마약의 실존적 진실과 허구적 실체의 공포. com   


이 영화는 1995년 홍콩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문도라는 뜻은 "이름난 학자 밑에서 배우는 제자"라는 뜻이다. 더 쉽게 풀자면 후계자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영화는 아리가 문도가 되어가는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서 마약의 실체와 허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한다. 그것은 어릴 적 열심히 쌓아 올린 모래성이 무너지는 것을 바라볼 때 처음 느껴지는 공허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급자, 판매자, 제조사, 소비자, 경찰 등 유통과정에서 먹이사슬처럼 엮여 있는 캐릭터를 따라가며  카메라가 비칠 때마다 부패되는 사회와 관계의 끝자락의 실존적 진실과 허상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 끝자락에서... 마약에 대한 본질적인 공포가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그것은 설명하거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라. 당신의 두 눈에 다 담아라. - 쥘 베른 - 



https// :  쿤.  마약은 나에게 그저 잘 팔리는 상품일 뿐. com   


마약시장의 가장 큰 거물이자 마약 유통의 모든 체계를 관리하는 쿤. 

쿤은 마약상이지만 마약을 하지 않는다. 쿤에게 마약은 공급과 수요관계인 사업일 뿐이라 생각한다. 쿤은 마약을 유통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 마약을 그저 하나의 상품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아니러니 하게 마약을 판매하면서 마약 하는 사람들을 증오한다. 


"내가 언제 마약을 하라고 했어? 마약을 하는 건 자신의 팔뚝에 주사기를 꽂아대는 사람들의 선택일 뿐 나랑은 아무 상관없어."라는 식이다. 쿤이 가장 두려운 것은 마약이 아니라 사람. 일인자가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에게 배신당해 왔다. 그래서 이 바닥에 신뢰는 목숨이다. 여태껏  쿤에게 목숨을 거는 사람은 없었자만 아리가 나타났다. 처음으로 쿤에게 신뢰할만한 존재가 생겼다. 믿음은 쾌락적이었고 신뢰를 더하는 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어쩌면 쿤에게 아리는 또 다른 마약이었는지 모른다.  



https// :  아 리.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왜 마약을 하는지. com  


쿤의 밑에서 증거를 모으는 동안 친형제처럼 보살펴주는 쿤의 모습에 점점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할 때였다. 건너편에 어린 딸과 함께 사는 아펀을 알게 된다. 아린 좋은 경찰이자 좋은 사람이었다. 시작은 아펀의 딸이 배고파하는 모습에 안쓰러워 음식을 빌려주면서였다. 그렇게 호의로 시작된 관계로 시작되어 가까워지지만 그녀가 마약중독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그녀에게 거리를 둔다. 하지만 그녀가 진심으로 도움을 청하는 모습을 보고 마약 중독 치료를 도우기로 마음먹는다. 아리에게 마약은 연민이었을까?! 


아리 :  난 줄곧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사람들이 마약을 하는지. 

          결국엔, 모두 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온 공허함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공허함에 대한 공포인가? 아니면 마약에 대한 공포인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https// :  아 펀.  계속 끊으려 해도 벗어날 수가 없어요. 제발, 나 좀 도와줘요. com


아펀 : 남편이 마약을 해서, 남편이 약을 할 때 계속 옆에서 끊게 하려 했어요. 

         그런데 , 그는 절대로 끊을 수가 없대요.

         그래서, 남편한테 내가 끊을 수 있단 걸 증명해 보이려 했어요. 

         그래서 약을 하기 시작했어요. 계속 끊으려 했어요. 하지만, 끊을 수가 없었어요.  

         제발, 나 좀 도와줘요. 

  

그녀는 어린 딸을 키우며 힘겹게 버티며 살아가는 마약중독이다. 집에 먹을 것이 없어 반대집 이웃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아리를 알게 되고 그의 친절함에 점점 아리와 가까워진다. 아펀을 아리와 가까워질수록 아리가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확신하다. 그의 도움을 받기 위해 자신이 왜 마약을 시작했는지에 대해 말하게 된다. 그가 도와주겠다는 말에 아펀은 처음으로 희망이 생겼고 이번에는 반드시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딸을 정상적이게 키우겠다고 다짐한다. 아펀에게 마약은 사랑이었을까? 




이전 04화 [e] 내게 와 인사를 건다. 안녕, 경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