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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Spir e Dition X Oct 31. 2024

[e] 장미는 시들었다. 그리하여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 나를 책임져 알피,  Alfie ®」세상에는 두 가지 고통이 있다.


지난주에 데이트를 했어요. 또 만날 거야? 몰라요. 왜? 전화를 안 했거든요. 

이제 보니 아마추어네. 다 작전이죠. 어련하겠냐. 걱정 마세요.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까. 

하여간 그 여자 애는 정말 예쁘고 똑똑하고 재밌어요. 그간 사귄 여자들하고는 달라요. 

그럼 전화해. 로미오. 왜요? 그러다 똑똑하지도 않고 재미없는 여자란 것만 알게 될 텐데요. 

지금 그대로가 완벽하다고요. 환상을 깨기 싫어요. 반대로 완벽한 네 이미지 망치기 싫어서겠지. 

평생 그런 식으로 살면 아무도 진실 되게 사귈 수 없어. 


내 아내는 긴장을 하면 방귀를 뀌곤 했어. 여러 가지 앙증맞은 버릇이 많았지만 자면서까지 방귀를 뀌곤 했어. 어느 날 밤에 소리가 어쩌나 크던지 곤히 자고 있던 반려견까지 깼지. 아내가 세상 떠난 지 2년 이난 지났는데 그런 기억만 생생해. 멋진 추억이지. 그런 사소한 일들이 말이야. 제일 그리운 것도 그런 것들이야. 


나만이 알고 있는 아내의 사소한 버릇들. 그게 바로 내 아내니까. 반대로 아내는 내 작은 버릇들을 다 알고 있었지. 남들은 그걸 단점으로 보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야. 인간은 불완전한 서로의 세계로 서로를 끌어들이니까. 너도 완벽하지 않아. 네가 만났던 여자애도 완벽하지 않아. 중요한 건, 과연 서로에게 얼마나 완벽한가? 하는 거야. 남녀 관계란 바로 그런 거지. 짝을 찾으려면 노력이 필요해.   「 영화. 굿 윌 헌팅 」 




https// : 사랑을 시작하는 것은 용기다. 하지만 지속하게 하는 것은 능력이다. com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에 서로를 끌어당기고 완벽하지 않기에 서로를 존중한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전한 서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사랑의 아름다움은 계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하기에 더 많이 주는 건 나인데, 더 많이 받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나서 보면 항상 더 많이 받았던 사람이 사랑을 할 때는 강자의 위치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별을 하고 나서 미련을 가지게 되는 약자는 항상 받았던 사람의 위치가 된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다 주었던 사람에게 남겨지는 건 추억이지만 받기만 했던 사람에게 남겨지는 건 미련이라는 기억뿐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랑받을 짓을 많이 한다. 사랑이 절대 공짜가 아니다. 결혼했으니까 너 평생 나 사랑해야지. 그런 그지 같은 생각은 하면 안 된다. 사랑이라는 건 절대 공짜가 아니라서 결혼을 해도 이 사람을 꼬신다는 마음으로 지내야 한다. 나는 이 여자를 10년째 계속 꼬시고 있고, 내가 하는 일에 모든 목적은 사실 이 여자를 꼬시기 위해서다. 이렇게 해주는데, 니 나 안 좋아한다고? 나 되게 괜찮지? 이런 느낌인 거. 이런 것들이 계속 쌓이다 보면, 이게 곧 자존감이 되고 자신감이 된다. 10년 동안 나를 사랑했던 여자가 아직도 나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고 날 계속 존경하고 있다는 거. 이것은 진짜 대단한 배짱이 된다. 「 개그맨, 이정수 」


그래서, 사랑을 시작하는 것은 "용기"일지 몰라도 사랑을 지속하게 하는 것은 "능력"이다. 또한, Mignon Mclaughlin의 말처럼 "행복한 결혼 생활은 수없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늘 똑같은 사람과" 말이다. 


오늘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되시는 신랑 신부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사랑하십시오."가 아니라 "영원히 한 사람에게만 실망하십시오." 예! 사람마음이 그렇듯이 사랑도 반드시 영원할 순 없겠죠. 

하지만, 상대의 잘못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견뎌주는 마음만 있다면 그 사랑은 영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랑에 실망하지 마시고 상대가 주는 실망까지 사랑하세요. 


우리는 모두가 상처받고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주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고 또 스스로 절망합니다. 그럴 때 그 잘못을 받아들이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다시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혼자서 힘들 때 다른 누군가를 만나서 서로 돕고 살아가라고 주님께서 이렇게 나약한 두 사람에게 이 자리를 허락하셨습니다.  「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 


장미는 아름답다. 하지만 가시에 찔리는 일은 고통스럽다. 세상에는 두 가지 고통이 있다. 

하나는 아픔을 느끼는 고통. 또 다른 하나는 살아있음을 느끼는 고통. 

그래서 누군가는 그냥 아파하고 누군가는 그저 느낀다. 


우리는 고통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선택할 수 있다. 사랑을 하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면 고통마저 아름다울 수 있다. 


장미는 말했다. 내 곁에 오지 마. 날카로운 가시가 널 아프게 만들 거야. 

바람이 말했다. 나는 너의 꽃송이를 사랑하지만 가시에 찔릴 때도 너를 사랑해. 나는 너를 사랑해.

그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했다. 하지만 곧 장미는 시들었다. 그리하여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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