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유경아.
너가 오늘 내 꿈에 나왔어.
우릴 어릴 적
학교 앞 횡단보도 알지.
너무 오랜만에
그 동네를 다시 가게 되어서
내가 거기를 지나가는데 갑자기
너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거야.
그래서
반가운 마음만큼
니 이름을 목청 터지도록 고함을 질렀어.
근데 니가 나를
모르는 사람처럼 그냥 지나가는 거야.
그래서 내가 너를 따라 뛰기 시작했어.
근데 니가 끝까지
뒤도 한번 안 돌아보고 가는 거야.
난 그게 너무 화가 나서
너 잡히면 죽여버리겠다는 심정으로
목숨 걸고 더 뛰었어.
다행히 신호가 걸려서 니가 멈췄고
난 너에게 다가가서 왜 사람이 부르는데
아는 체도 안 하냐고 고래고래 또 고함을 질렀어.
그런데도
근데 니가
날 쳐다도 보지 않는 거야.
그리고 금방 초록볼로 바뀌었고
너는 그냥 무심히 자전거를 타고 떠났어.
그렇게 나를 스쳐 지나갔어.
그래도 너.
마지막에 한번 뒤돌아 보긴 하더라.
일어나 보니
오늘 너의 날이네.
[너무] 고맙다.
이렇게라도 얼굴 보여줘서.
사실.
요즘.
네 얼굴이 불현듯 기억이 안 나서
나 정말 어마무시하게 무서웠거든...
네가 한번 뒤돌아 봐준 거
이것도 평생 잊지 않을게.
유경아.
이따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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