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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Spir e Dition X Mar 05. 2024

[e] 우리가 맺히면 이별 빼고 도로 사랑을 담는다.®

■ 너는 그렇게 살고, 이렇게도 나에게 주었다.


예전에 난 사랑이 뭔지 알고 싶었다. 

사랑은 우리가 사랑이 있길 원할 때 존재한다



아름다움에 둘러싸인 채  삶의 매초 사이에 숨겨진 걸 볼 수 있어야 한다

멈춰 설 수 없다면, 사랑을 놓칠지도 모른다.




https// : 첫. 이별. com _  < Reboot Ver :  캐쉬백® >




#01. 도대체 사랑이 뭐지? 정말 그렇게 빨리 사라지는 건가?


*crush <반하다, 부서지다> _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명시된 뜻 중 하나는 강력하고 이성을 벗어난 그러나 일시적인 애정이다

반하는 감정을 뜻하는 단어가 실망의 감정을 표현하는데도 쓰일 수 있다는 건 웃긴 일이다.


사실상의 첫 이별. 처음 겪는 이별에 공황상태에 빠져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지금 내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연이 이렇게 차 사고랑 비슷할 거란 생각은 못 해 봤다. 난 브레이크를 꽉 밟았고 감정의 충돌을 향해 미끄러졌다. 그녀의 뒷모습이 점이 되어 사라지는 순간 지구상에 혼자 남은 것처럼 느껴졌다. 이내 주마등처럼 한순간에 기억들이 차디찬 겨울바다의 파도처럼 나를 덮쳤다가 이내 사라져 버린다. 사람들은 죽을 고비를 넘길 때 이런 경험을 한다고 하던데. 하긴. 지금 숨이 막혀 죽어버릴 거 같기도 하다


겨우 숨을 고르고 나서야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생각했다. 난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 방금 전에 무슨 일 있었는지, 뭘 하고 있는지도, 뭘 해야 할지도 몰라 그냥 멍하니 서 있다. 그러니까, 이게 이별이라는 거지. 그녀는 정말 나를 사랑했던가? 도대체 사랑이 뭐지? 정말 그렇게 빨리 사라지는 건가? 나에게 했던 지킬 수 없던 약속. 그녀에게 했던 지키고 싶던 약속. 소중하다 여기던 기억. 추억. 감정. 마음. 사랑. 함께 했던 그 모든 것들이...


#02. 이별하면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단 한순간도 내가 혼자라고 느끼게 하지 않았다.


아주 조금 전에 그녀가 저기 서있었는데, 아주 조금 전까지 말이야. 난 그녀가 했던 말들을 생각했다. 그녀가 하지 않았던 말들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했을까? 생각해 봤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녀는 되돌아오지 않을 거란 걸 알았다. 여기서 얼마나 그냥 기다릴 수 있을까?! 11시 30분... 29분... 28분... 27분... 26분...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숫자를 반대로 되뇌이면서...


그녀가 아닌 새벽이 나를 찾아왔다. 후회라는 악마들이 나를 덮쳐오는 시기. 미련과 상실을 맞이하는 시기.

새벽이 현실을 다 어둠으로 지워버리면 너는 날 지워버리고 나는 널 그리워하고. 어쩌다 그녀 없이 나 홀로 남겨지게 되었는지 생각하다 기억들을 하나하나 되돌려 보기로 했다. 지난날들의 조각들은 기억하려 애쓸수록 엉켜버리고 내가 찾으려는 이유는 점점 흐릿해져만 갔지만 눈을 감아도 그녀는 사라지기는커녕 현실에서는 한순간에 차갑게 떠나가던 그녀가 마음에서는 결코 떠나가지 않았다


잠을 자려할수록 정신이 점점 선명해져서 잘 수가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결국 불면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불면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짜 참을 수 없는 건 하루에 24시간을 깨어있으면서 그녀를 생각할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첫 이별은 시간의 혼란을 느끼게 만들었다. 난 상상과 현실 사이를 떠돌았다. 삼 일째가 되던 날. 내 몸에 나사들이 서서히 빠지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시계를 많이 보면 볼수록 시간은 더 천천히 간다는 걸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내 난 시간을 조작하게 되었다. 그녀가 아닌 어둠이 나를 찾아오면 난 상상을 한다. 시간이 멈췄다고 인생의 리모컨에서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고


빤히 쳐다볼 수밖에 없도록 아름다운 누군가를 보는 순간. 그 순간을 음미하고 싶었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 순간. 그때는 상상이 아니었다. 멈춰진 상태로 시간이 흘러가는 걸 눈치도 못 챘다. "아름다움이 눈앞에 있으니까..." 하지만 그녀와 마지막 그 순간은 멈출 수가 없었다. 그저 늦출 뿐. 그리고 미처 깨닫기 전에 그녀는 매일 밤 가 버렸다. 이별하면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단 한순간도 내가 혼자라고 느끼게 하지 않았다."


#03. 이별 끝에는 잔혹하지만 아름다운 진실을 드러낸다. 


어느 책에서 예술가와 사귀는 은밀한 환상을 가진 여자 이야기를 읽었다. 그 여자는 예술가가 자기를 진짜로 볼 거라 생각했다 모든 곡선. 모든 선. 모든 굴곡. 하나하나를 보고 그녀만의 아름다움의 일부인 그 모든 걸 사랑할 거라고.... 그녀의 눈빛은 달랐다.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깊이를 말하는 것이다.


그건 네 꿈이잖아. 

네 꿈을 나눠 줘서 고마웠어. 

원하는 게 뭔지 알면 성공한 거야. 

찾는 게 뭔지 안다면 얻기도 쉬워질 거야.

누군가가 널 행복하게 해 주길 기대해선 안돼. 

대부분은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평생을 사는 걸

멀리 떠나고 싶어. 매일 아침 태양이 입 맞춰 주는 곳 

괜찮아, 네가 할 수 있는 어떤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 주는걸. 

사람들과 있을 때 의미 없는 말들은 접어두고 삶과 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으면 해. 

지나간 1초. 다가올 1초. 시간. 그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매 초를 어떻게 보내는가? 에 달린 거니까.


그녀와 나누었던 모든 말들은 특별했다. 우리는 서로를 만나기 전까지 살아온 여정을 나누었고, 함께 하면서 공유할 수 있는 추억. 기억. 꿈. 희망. 사랑을 이야기했다. 그녀와의 대화는 곧 경험이 되곤 했다. 그녀와 공유하는 대화 속에는 세월을 느낄 수 있다. 서로가 공유하는 언어 속에서 세월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그랬을 것이다. 나 또한 그녀가 나를 진짜로 볼 거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기대는 실망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위로나 위안이라는 단어는 아름다운 소설 속에나 붙이기 좋은 것이었다. 이별 끝에는 수용. 그다음. 잔혹하지만 아름다운 진실을 드러낼 뿐이다.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스스로의 몫이겠지만 말이다.


#04. 순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면... 사랑은 늘 놓칠지도 모른다


예전에 난 사랑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사랑은 우리가 사랑을 믿을 수 있을 때만 존재한다.

사랑을 믿는다면... 아름다움에 둘러싸인 채 삶의 매초 사이에 숨겨진 걸 볼 수 있다.

순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면... 사랑은 늘 놓칠지도 모른다


첫 이별. 


할 수 있는 걸 다 해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지만 오히려, 매시간 매초가 지나가는 걸 어쩔 수 없이 지켜봐야 한다. 

난 그녀에게 모든 걸 주고, 그녀는 나에게 시간을 주었다. "멈출 수 없는 시간. 그 순간순간을..."  




#ep. 그 以後...


살다가, 추억이 흘러 우리가 맺히면 두 눈에서 이별을 빼고 도로 사랑을 담는다. 

너는 그렇도 살고, 이렇게도 나에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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