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에 있는
저 사람은 내가 아니다. 내가 아니다.
너무나 다를 것이 없는 날.
반복되는 쳇바퀴 같은 업무와
조금도 어긋나지 않고 틀에 맞춰 돌아가는 24시간.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경험이 아닌 생존하기 위한,
그저 밥벌이에 충실했던 하루.
그저 값비싼 물건으로 가득 찬 집으로 들어와
몇 백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 고급 벨벳 소파에 몸을 뉘면
하루가 깊어지고 어둠이 드리워지면 주위로 깊은 한숨 소리만
그 텅 빈 공간에서 공허한 소리가 메아리 되어 돌아온다.
그리고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드는데...
한때는 익숙했던,
끝내는 잃어버린 혹은
놓쳐버린 소년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온다.
반가움에 무릎을 낮추고 아이와 눈높이를 맞춘다.
아이의 눈동자 속의 비치는 나 자신을 마주한다.
아이는 두 팔을 활짝 벌려서 나를 있는 힘껏 감싸 않는다.
그리고 나지막이 나의 귓가에 속삭인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 난 너를 이해해.
네가 잘못한 게 아니야. 난 너를 탓하지 않아.
너는 잘못된 게 아니야. 넌 나에게 충분해.
그는 이내 흐느끼며 나지막이 읊조린다.
네가 원하던 너는 지금의 내가 아닐 텐데
네가 꿈꾸던 너는 누추한 내가 아닐 텐데
지금의 나는 아니었는데...
미안해. 너무 미안해.
내가 정말 미안해...
Alarm → “Open Your Eyes”<Bell> ~ “Open Your Eyes”<Bell> ~ “Open Your Eyes”<Bell> ~
감았던 눈을 뜬다.
천장을 바라보며 희미한 기억들을 떠올리려고 한참을 애쓰다 생각한다.
그리고 마침내 진실을 마주한다.
거울 속에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
저 사람은 내가 아니다.
그들은
나 자신에게조차
타인이 되게 만들었구나.
나는 나에게 타인이 되었구나.
시간의 끝자락을 잡고서
되돌린다고 무슨 소용이 있나.
꿈같은 기억은
침대 끝자락에서만 피어오를 뿐
집을 나서는 순간 서서히 시들어버릴 텐데...
그가 오랜 세월의 어둠을 뚫고 걸어가는 그 망각의 땅에서는 저마다가 다 최초의 인간이었다.
일생 동안 그를 울게 한 것은 선량한 마음씨와 사랑이었지 절대로 악이나 학대는 아니었다
그런 것은 오히려 그의 마음과 결심을 더욱 굳혀 주었다.
이 세상의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수많은 사람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말았던 그에게
사랑하는 것을 허락해주니 더욱 사랑이 깊어짐을 느끼며 거기 있었다. <최초의 인간. 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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