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연주 May 14. 2019

마흔에 관하여 - 쓰라리고 두근거리고.

                                                                                                                                                                                                                                                                                                                                                                                                                                                                                                                                                                       

정여울 작가님의 강연을 나도 바로 앞에서 듣는 것처럼,


그 분의 내면의 많은 망설임과 고된 생각들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되었던


글쓰기에 대한 저의 열망이, 확고한 결심으로 세워지게 되었구요.



어린시절의 조금은 소심했던 제 모습이 계속 아른거려서.


마음이 콕콕, 누군가 찌르르하게 건드리는 것 같은데


동시에 괜찮다고, 너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너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라며 이야기를 건네주는 것 같았지요.









내게 가장 어울리는 그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끊임없이 자존감을 위협당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밥 먹듯이 해야만 하는 상황에 오래 익숙해져버리면, 언젠가는 가야 할 진짜 나의 길을 찾을수도 없게 된다. 때로는 당장 남의 눈에 띄는 커다란 용기가 아닌, '내 감정에 솔직한 작은 용기'가 약이 될 때가 있다.









여전히 방황하고, 동시에 그 어느 시절보다도


더 저 자신에게 솔직한 요즘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글쓰기' 자체에 대해서는 어떠한 자신감도 없지요.



그래도 정말 용기를 내 봐야겠습니다.



사실, 요 며칠 조금의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지요.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랑하는 이들이 곁에 있어도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본연의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거죠.


그걸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고 보니


내 감정이라든가, 내가 겪은 이야기들을 적어내고 싶어지더군요.



언젠가는, 하나 둘 내 글이 지면에 찍힌 걸 볼 수 있겠죠.









나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줄 아는 솔직함과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용기, 그 두 가지 모두가 더없이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 마흔이다. 삶이란 이렇다. 알 수 없는 인연의 고리들이 한 올 한 올 빚어내는 찬란한 감사의 축제, 그것이 바로 삶이 아닐까.









깊은 바다에서 느릿느릿 성장하여 천 년을 살아내는 산호처럼 늘 자신을 새롭게 한다는 것. 그것은 '빠르게 한꺼번에,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느리게 조금씩, 눈에 띄지 않게 자신을 바꾸어가는 내적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의 신비다.








나도, 느리게 조금씩, 내적 과정을 이끌어내봐야 겠습니다.

글쓰기에 한정되지 않고, 저 스스로의 내면아이도요.


빠르고 빠른 sns를 조금씩 내려두기 시작하였고

                                                연필 혹은 펜과 종이와 더 친해지기 시작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는> - 아픔이 길이 되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