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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주 Mar 13. 2020

여전히 채워져나가게 될.


가능한 한 오래 멈추고 새소리를 들으며 나뭇가지 사이를 휘돌아나가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맡겼다.

주의깊게 들여다볼수록 더 잘 보였다.

깊이에 눈 뜰수록 낯선 것들에 익숙해지고,

익숙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은 다시 눈에 들어왔다.


라문숙 <깊이에 눈뜨는 시간>



갑작스런 [함연] : 온라인 독서모임 / 재 시작 공지를 올리고 말았지요.

사실, 저도 2월부터 지금까지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버거웠습니다.

조금씩 사그라들줄 알았던 사태가 아직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아이와 하루 이틀, 몇 주가 지나가면서 제 몸도 어느 날은 지독히도 힘들었다가 또 어느 날은 딸과 이리저리 움직이며 놀기도 했죠.

책 읽는 시간은요.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가능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누군가에게 책을 권하는 것이, 

나 가능한 것일까 하는 생각에 조바심과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너무나 무용한 일을, 1년 넘게 여전히 지속하는 건 어떤 믿음이 있어서일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순간이 지속될수록 더 강하게 제가 결국 찾아드는 곳은 결국 또 책이 있는 곳이었고,  

책 속 글을 읽어내려가면서 홀로 지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보이지 않는 안개속같은 길을 헤매이게 되더라도 외롭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는것도요.

이런 마음에 다시 또 용기를 내서 함께 읽기위해 제 마음을 건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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