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 - 나의 입원일기
입원 날짜가 급하게 잡히는 바람에 준비할 것이 굉장히 많았다. 우선 회사 일부터 부랴부랴 인수인계를 했고 혹여나 문제가 생기지 않게끔 업무를 미리 해뒀다. 어찌보면 인수인계를 하루만에 해야 해서 더 정신이 없었다. 만약을 대비해 업무 노트북을 챙겨가야 해서 주말 전 가져가야 할 준비물도 정리했다.
그리고 몇 안되는 지인들에게 인사를 했다. 살아 돌아오겠지만, 어찌됐든 내가 이 상태인건 얘기를 해야 했으니. 이때까지 살면서 제일 뭉클한 기분이었다. 나를 응원해주는 지인들은, 정말 몇 안되는 소수의 인원임에도 내가 그동안 나쁘지 않게는 살았구나 느끼게 해줬다. 병문안을 오겠다는 지인은 병문안 시간이 애매한 점을 이용해 에둘러 거절하기도 했다. (미안.. 근데 씻지도 못한 꼬질꼬질한 모습 차마 보여주기가 좀 그래.)
마침 회사 직원 중 개복수술을 하셨다는 분이 있어서 준비물이나 후기를 물어봤다. 예상했던 부분도 있었고 알고 싶지 않은 내용도 있었다. 그래도 어찌 어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이왕 하기로 한거,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나의 입원 스케쥴은 이러했다.
- 일요일 입원
- 월요일 수술 준비(관장.. 그리고 금식)
- 화요일 수술 d-day
- 수요일 ~ 그 다음주 월요일, 예상하는 입원기간
- 월요일 퇴원, 재활기간
누가 파워 J이 아니랄까봐, 스케쥴을 미리 짜두었다.*내맘대로
하지만 내 꿈은 누가 뭐래도 빠르게 회복해서 빠르게 퇴원하고 예상 일정보다 빠르게 복귀하는 것이다.
입원하는 날은 놀랍도록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평온하기까지 했다. 꽤 빠르게 환복하고 금식에 들어갔다. 사실 커피 한 잔은 마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빠르게 금식을 시작해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커다란 바늘이 팔을 관통하고, 수액을 맞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았다.
수액을 달고 다니는건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예민한 장 때문에 화장실을 자주 들러야 하는 나에겐 더더욱 그랬다. 남은 4인실 병실에 배정받았기 때문에 같은 병실 환자들은 다 나와 다른 증상이었는데, 이것도 좀 곤욕이긴 했다. 무엇보다 하루 이틀 정도만 입원하는 환자의 보호자들이 꽤나 시끄러워서 잠을 설치기도 했다.
새벽부터 끊임없이 이어지는 혈압, 맥박, 주사 등등. 나는 이제서야 환자가 된 기분을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