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집 아기.

by In l ll

언젠가 동시가 품 안에 흐르듯 잔잔하게 울리는 날이면 그 푸근하고 고즈넉한 말울림에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을 때가 있었다. 그런 날은 정말로 괜찮은 날. 엄마가 없어도, 할머니가 없어도 잔잔한 울림 같은 것이 안쪽으로부터 따스한 햇살을 채우듯 올라오는 그런 특별한 날. 그런가 하면 보통 밀려오는 졸음에도 작은 손으로 헤진 옷자락을 꼭 붙잡고 눈가 가득 울음을 참고 있는 날이 더 많았다.


가사를 이해할 나이가 되었을 때쯤, 엄마는 더 이상 그 노래를 부르지 않았는데, 어쩌면 속울음을 꾸역꾸역 삼키던 내가 흘린 땀 자국이 그런 의미가 아니라 느낀 걸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사라지고 난 다음이면, 펑펑 울었다. 맘껏 울어야 될 거 같아서, 울음을 채워야 왠지 모를 억울함이 후련해질 거 같아서. 텅 빈 방안 꽉 막힌 창 너머로 떠나가라 울었다. 이젠 괜찮으니까. 엄마는 이미 멀리 가버렸으니까. 단 한 번도 눈물로 엄마를 잡아보지 못했다. 그게 오히려 그녀를 더 슬프게 만들 수 있단 걸 지금에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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