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25Km ㅡ 청계천을 따라 광화문까지
이번 주는 재택도 어려웠고 폭우까지 겹쳐서 평일엔 달리지 못했다.
하지만 최장거리 25km LSD를 앞두고 있어서 한 주 내내 긴장을 유지하며 보냈다.
마라톤을 앞두고 장거리 구간을 조금씩 늘려보려는 계획 중인데,
이번 주 25km는 역대 최장거리 러닝이 될 예정이었다. 물론 앞으로 조금씩 더 늘릴 계획이지만.
아무튼, 참 이게 뭐라고 한 주 내내 은근히 계속 신경이 쓰였다.
날씨부터 시작해서, 전날 먹을 것, 그날 입을 옷, 보급 계획 등등.
8월 16일 토요일
아침 5시 기상. 준비한 베이글 반쪽, 바나나 반쪽, 식염포도당 한 알을 먹었다.
보급품으로는 에너지젤 2개, 초코바 하나, 식염포도당 한 알을 더 챙겼다.
6시에 집을 나서 한강으로 향했고, 준비운동을 마친 뒤 6시 19분에 시작.
벌써부터 덥다. 5km 지점에서 물을 마시고, 8km 지점에서 에너지젤 하나 섭취.
10km까지는 7분 후반대 페이스로 천천히 달렸다. 청계천에 들어서니 그늘이 확 줄어든다.
습도까지 높아서 물을 헤치며 나아가는 기분마저 들었다.
청계천을 따라 달려 광화문에 도착하니,
광복절 다음 날이라 고층 빌딩 벽마다 다양한 형태의 태극기들이 걸려 있었다.
커다란 태극기들에 둘러싸이니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코스를 광화문으로 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렇게 한가한 광화문 일대는 처음 본다.
여기까지 오니 대략 14km. 카페에 들를 시간이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장거리 훈련을 시작하면서,
중간에 카페에 들러 에어컨 바람으로 체온을 낮추고, 화장실도 들르고,
아이스커피 한 잔으로 충전하는 루틴이 생겼다.
물론 너무 오래 머물면 흐름이 끊기니 고속 충전이 필수.
이 날도 14km 지점에서 청계천 근처 커피빈을 미리 지정해 두었다.
커피 보급 후 다시 길을 나섰다. 이미 오전 8시가 훌쩍 넘었고, 더워질 일만 남았다.
돌아가는 길은 더위도 더위지만, 체력도 떨어져서 더욱 쉽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몸이 점점 달리기에 적응하면서 속도가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약간 무의식 상태로 다리를 굴리는 느낌도 들고...
지난달 23km 첫 도전 때도 20km 진입하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에도 20km를 넘어서니 컨디션과 멘탈이 동시에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마이 브라더가 함께 달려줘서 마지막 5km는 서로 의지하며 달렸다.
마지막 1km, 그리고 500m가 얼마나 안 줄던지.
시계가 고장 난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25km 완주하고 시작점으로 돌아왔다.
와ㅡ 풀은 진짜 어떻게 하지.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뿌듯함과 함께 바로 두려움이 몰려온다.
8월 17일 일요일
장거리 훈련 후엔 회복 러닝이 좋다고 한다.
다만 정말 근육을 풀어준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달려야지, 절대 무리해선 안 된다.
근육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하되, 달리기를 통해 스트레칭을 한다는 느낌이 목적이다.
아침 8시, 동네 공원으로 출발.
8분 후반대 페이스로 아주 천천히 공원을 세 바퀴 돌았다.
너무 무리하는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
중간에 허벅지가 살짝 땅기는 느낌이 들어서
집에 와서 폼롤러와 아이싱을 집중적으로 해줬다.
이렇게 주말 달리기는 완료.
25km LSD를 마친 지 하루가 지났다.
워낙 천천히 달려서 그런지 3시간 넘게 달리는 동안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고,
다음 날인 오늘도 딱히 통증이 없으므로 이번 주 훈련은 성공적이었다고 기록해야겠다.
아ㅡ 이제 다음 장거리는 언제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