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전 러닝, 퇴근 후 러닝, 즉흥 LSD까지.
이번 주는 쉬어가는 텀을 짧게 가져간 덕분에 총 4회 달릴 수 있었다.
거기에 체육관 PT도 2회나 갔으니, 엄마가 “오늘은 운동 좀 쉬어라”라고 잔소리할 만도 하다.
몇 년 전만 해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무조건 운동 부족이라던 엄마가
(잠이 안 와도, 소화가 안 돼도, 피곤해도, 심지어 눈이 건조해도 운동 부족...)
요즘은 내가 어디가 좀 안 좋다고 하면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거 아니냐”고 걱정한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내가 꽤 변하긴 했나 보다.
8월 19일 화요일
저녁 달리기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3일 이상 건너뛰고 싶지 않아서
업무를 마치자마자 한강으로 향했다.
지난 토요일 25K LSD의 피로가 아직 남아 있을 것 같아 살살 달릴 생각이었는데,
막상 나가보니 속도를 내고 싶은 욕심이 들어서 5.4km를 6'30 페이스로 달렸다.
한동안 7분대로 달려왔던 터라 살짝 불안했지만,
오랜만에 페이스에 6이 찍히니 기분이 좋았다.
8월 중순이 넘어서면서 습도가 정말 심해진 듯하다.
이날도 땀이 너무 많이 흘렀는데, 그럼에도 달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다들 정말 대단하다...!
8월 21일 목요일
재택이 아닌 사무실로 출근하는 날에 달리기는 쉽지 않지만,
이번 주 목표가 주 4회였기에 마음을 다잡고 나섰다.
효율성을 위해 집에서 공원까지, 그리고 공원에서 집까지도 코스에 포함시켰다.
시간도 아끼고 거리도 쌓고ㅡ 출근 전에 하기에 딱 좋은 방식이다.
아침 6시, 공원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여름은 여름이다.
4.4km를 천천히 달리고 집으로 돌아와 출근 준비.
출근 전에 달리면 피곤하지 않냐는 질문을 종종 받지만,
몇 번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다.
오히려 하루를 달리기로 시작했다는 뿌듯함이 그날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8월 23일 토요일
오늘은 마이 브라더와 10km를 달리기로 한 날.
전날 술약속이 있다더니 밤 11시가 넘도록 집에 오지 않길래
“달리기는 나 혼자 하겠구나”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5시 30분 기상, 6시에 방문을 열고 나오니
오빠가 이미 달릴 준비를 마친 채 서 있다.
전날 그렇게 술을 마시고도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대단하다 싶다가도,
러닝 계획이 있으면 미리 스케줄 관리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 좀 한심하기도 하다.
어쨌든 약속은 지켰으니 뭐라고 하진 않는다.
이날은 러너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특히 러닝 크루들이 엄청 많았다.
최근 몇 달 동안 이렇게 많은 크루를 마주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코스 내내 적게는 3~4명, 많게는 10명 가까운 사람들이 그룹으로 달리고 있었다.
러닝이 대세는 대세인가 보다.
(다만 좁은 길에서는 한 줄로 좀 달려주셨으면 합니다)
달리던 중 마이 브라더가 “어? 스톤이다!”라고 알려준다.
러닝 실력과 콘텐츠로 유명한 유튜버라고 한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얼굴은 몰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한강에서 달리다 보면 연예인이나 러닝 인플루언서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아직 박보검은 못 봤으니 좀 더 달려야겠다.
10km 마치고 카페에서 아이스라떼로 마무리. 완벽한 루틴.
8월 24일 일요일
사실 오늘 달리기는 많은 고민 끝에 결정된, 그러나 어떻게 보면 즉흥적인 LSD였다.
원래는 26일 화요일에 휴가를 내고 20km LSD를 할 생각이었는데, 두 가지 변수가 생겼다.
하나, 프로젝트 일정이 너무 빠듯해서 휴가를 못 낼 수도 있음.
둘, 비 예보가 있음.
둘 중 하나라도 발생하면 LSD 훈련이 어려워지는데,
며칠 미루자니 지난 8월 16일 LSD 후 텀이 길어지는 것 같아 찝찝했다.
그래서 전날 밤 고민 끝에 24일 일요일에 미리 달리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새벽 5시 10분, 눈을 떴을 때 너무너무 나가기 싫었다는 것.
얼마나 나가기 싫었냐면 그 시간에 ChatGPT에게
“어제도 10km 뛰었는데 오늘 꼭 20km LSD 해야 하나요?”라고 질문을 가장한 하소연을 했을 정도다.
내가 원하는 답이 정해진 질문이었지만, 사회성 부족한 인공지능은
“오늘은 쉬어도 된다. 단, 26일에 반드시 LSD를 해야 한다”는 조건부 희망을 주면서,
만약 26일에 달리기 어렵다면 오늘, 24일에 달려야 한다고... 냉정하게 답해주었다.
그래, 나가자. 바나나 반쪽과 양갱을 조금 베어 먹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새로운 코스로 가보기로 했다.
이전에 17km 달릴 때는 잠실대교에서 반환했는데,
이번엔 그 너머로 가보기로 결심했다.
잠실대교를 건너니 양갈래길이 나왔고, 둘 다 안 가본 길이라 잠시 고민.
어차피 나머지 한 곳은 다음 LSD 때 가볼 테니 오늘은 오르막길을 선택했다.
이어 달리니 왼쪽엔 강변역, 오른쪽엔 잠실철교.
철교를 건너면 송파구로 진입하게 된다.
제법 긴 철교를 달리는 동안 2호선 전철 몇 대가 옆을 지나쳤다.
출근길에 전철로 지나던 다리를 직접 뛰어 건너니 기분이 색다르다.
지하철로는 1~2분이면 지나가는 한강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며 달려본다.
돌아오는 길엔 장거리 훈련의 루틴이자 낙인 카페에 들렀다.
너무 일찍 가면 후반부가 힘드니까, 오늘은 14km 지점에 카페를 넣었다.
마침 뚝섬한강공원에 선상 스타벅스가 생겨서 구경도 할 겸 들렀는데...
와, 오픈한 지 20분밖에 안 됐는데 사람이 엄청 많다.
한강 조망 자리는 이미 다 찼고, 매장에도 주문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여름, 특히 주말 한강은 사람이 많다.
화장실에 들렀다 아이스커피를 냉큼 마시고 다시 길을 나선다.
재충전도 했고, 이제 6km만 더 가면 되지만 날이 점점 더워지기 시작해서 쉽지 않다.
그래도 호흡을 고르고 속도를 조금 내본다.
도착지점이 가까워질수록 “그래도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과
“목표한 훈련을 해냈다”는 뿌듯함이 밀려온다.
집에 가서 먹을 수박이 얼마나 맛있을지도 상상해본다.
이렇게 20km LSD 무사히 마무리.
8월에 목표했던 장거리 훈련은 모두 완료.
이제 8월도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다음 주엔 비 예보가 잦지만, 그래도 틈틈이 달리기를 계속해야지.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