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일글
예전에 아프리카에 해외봉사를 간적이 있다.
유네스코통해서 2달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우간다에 가서 학교를 지어주는 봉사였다.
수도인 캄팔라에서 좀더 가게되면 조그만 도시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는 고아들이 모여살고 있다.
에이즈 발병율이 1위인 우간다이니만큼, 수많은 아이들이 이미 에이즈에 걸렸으며
부모 역시 에이즈로 일찍 사망한 경우가 많아서 고아들이 엄청 많다.
그들이 나라전역에 있으면 관리하기 힘들기때문에 도시하나에 몰아 넣는다고 한다.
어쨋든 그곳에서 학교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데,
공부를 배우는 곳일뿐 아니라 밥도 주고, 잠도 재워주고 놀아주기도 하며 봉사자들도 만나는 공간이다.
그곳 이야기는 여러번 하게 되겠지만, 어쨋든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신발'이야기다.
아프리카에서 우리 가여운 친구들은 맨발로 다닌다.
처음 도착해서 느낀점은 아 우리 나라에서는 아무리 가난해도 신발은 신고다닐법한데 다들 이렇게 힘들게 맨발로 다니는 구나 ! 싶었다.
근데 2달이 되기 전에 나 역시 맨발로 다니게 되었다. 그게 편했다! 진짜 없어서가 아니라 편해서 그랬다!
오래도록 사람들이 다니던 길은 충분히 보드라웠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신발이라는게 필요치 않았다. 한걸음 걸음마다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기도 하고 말이다.
수요는 공급에 의해서 정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신발이라는것은 결국 보드라운 흙바닥에서 필요한건 아니고 딱딱하고 불편한 곳에서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당연히 우리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들 중 많은 것들이 사실은 필요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발을 벗고 다니면서 느낀점은, 자연을 온전히 한걸음걸음 느낄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느낌이 인간이 태생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외로운 감정을 조금 더 상쇄시켜주는 것 같았다.
어쨌든 일단 여기서 미시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신발이라는 것이 필요없는 세상을 꿈꿀수 있다. 매우 히피적이고 유토피아같은 느낌의 사회.
그렇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신발을 팔아먹기 위해서든 어떤 이유에서든, 도로를 깔고 신발을 신으며 여러가지 불필요하지만 필요하게 되버린 것들을 만들어내면서 산업은 발전한다.
결국 최종적인 행복감과는 상관없이 산업의 발전은 여러가지 수요를 만들어내는 데에서 시작한다. 실제로 필요하지 않던 것을 필요하다고 느끼게끔 만드는게 장사꾼들의 능력이며 그 욕망을 부추기는데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해왔다. (이 부분에 있어서 세계 최고 권위자는 애플일 것이다. 우리는 아이폰을 원한적이 없다. 그가 꺼내기 전까지는)
배부른 돼지들에게 엄청나게 큰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아프리카라는 곳이 결국 봉사자들을 받아들이게 되는 이유는 욕망이 쉽게 충족 되기 때문일수 있다.
어느 한쪽을 골라야할때 어느 곳을 선택할것인가에 따라 성향이 갈린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어떤 사회와 어떤 삶을 더 추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