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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남은에어팟 Apr 30. 2019

1. 아이언맨으로 고찰해보자

삼일일글

1. 아이언맨이 등장한건 2008년


슈퍼히어로물이 범람하기 시작하는 시대에 색다른 인물이 등장했다. 외계행성에서 날아온 것도 아니고 정의감이 투철한 인간도 아니었다.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기보단, 있을법한 사람이었다. 자본주의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현재 그 어딘가에는 엄청난 부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가 엄청나게 똘똘한 인간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흔하게 발에 채이는 인간도 아니지만, 무슨 외계에서 떨어져나온 인물은 아니었으니까


2008년 아이언맨을 처음 만나고 드는 생각은 신선함이었다. 그의 본질을 콕 짚어서 불편한 지점을 이야기하는  말투는 하고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못하는, 그리고 무언가 불편하지만 그게 뭔지는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줬다. 그의 싸가지 없음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의 특별한 능력과 재력은 둘째 였고 내가 새로운 히어로에 열광한 이유는 단지 그뿐이었다. 안그래도 억눌리고 답답한 세상에서 할말하고 사는 인간을 보면서 무언가 대리만족을 느꼈나보다.



2. 입체적인 캐릭터이기에 매력적인,

계속 변화하는 캐릭터이다. 처음에 아이언맨을 봤을때 그는 그저 부자에 자기애가 넘치고 이기적인 인간이었다. 이후에는 평화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인물이었으며 자신의 가족을 꾸려냈을땐 딸바보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그가 보인 행보는, 처음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변화가 있다. 

 누군가가 나에대해서 평을 내리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 무언가 평가를 안 할 수 없고 안 당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누군가가 나에대해 좋은 평을 내리는 것조차도 나는 마음이 좋지않다. 과대평가 되어도 싫고 과소평가되어도 싫고 정확히 나를 파악해서 평가해도 싫다. 그 이유는 아이언맨의 변화와 연관되어있는 듯 싶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변화한다. 반면 누군가에 대한 평은 단편적이다. 변화되는 모양새를 담아내기는 쉽지 않으며 평을 내리는 순간, 평가를 한 직후에도 변화했기에 그 평은 맞아 떨어지기 힘들다. 

 아이언맨은 이기적인 히어로인가, 희생할 줄 아는 고결한-비꼬는거다- 히어로인가를 두고 왈가왈부 할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다. 아이언맨의 변화하는 모양새를 보면 입체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결코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3. 삶은 변한다. 사람도 변하고.

입체적인 아이언맨을 보며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사람들의 삶도 입체적이며 변화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 사람에 대하여 한줄평 내리는 짓을 하면 안된다. 그리고 입체적으로 변해가는 모양새를 보며 다음을 기대할 수 는 있으나 인생이 끝나기 전까지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두고봐야한다. 

 두번째, '사람'의 인생으로 비유될 만큼, 아이언맨이라는 '캐릭터'는 현실적이다. 그렇기에 매력적이며 동시에 공감이 간다. 2008년 아이언맨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나는 어린 학생이었을 뿐이고 10년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10년전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하지 못한다. 아이언맨의 마지막은 그의 시작을 떠올리게하고 그 처음을 생각해보면 나의 10년전이 떠오른다. 그가 납치되어 창고에서 고철덩어리 수트를 만들고 무인 아이언맨을 만들고 지구를 여러차례 지켜냈고 동시에 범우주적인 위협과 맞서는 동안 나도 멍하니 있던건 아니다. 지구를 지키진 못했지만(물론 나의 어떤 행동들이 지구를 지키는데 일조했을 순 있겠다. 아마) 많은 일들이 지나갔으며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고 그로인해 나는 변했다. 이름만 빼고 다 변했다. 


4. 지단과 아이언맨

그가 사라진 히어로물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사실은 기대감이 많이 떨어진다. 그의 후계자가 나오더라도 그의 대체재가 생겨나더라도 아마 여운과 존재감은 남아있을 것 같다. 뜬금없게 지단이 생각난다. 어린시절 수많은 슈퍼스타들을 뛰게 만들고 달려들게 만들고 숨고르게 만드는 지휘자 같던 그가 은퇴하던 날에 느껴지는 공허감이 아이언맨에게서도 느껴진다. 지단을 대체하는 자들도 많았고, 제2의 지단이라는 사람들도 꽤나 있었고 동시에 실제 그의 아들도 축구를 하긴 했었으나 결국 지단은 없어졌다. 감독으로 나타난 지단은 역시 다른 사람일 뿐이다. 격하게 공감된 말이 있었다. 지단과 동시대를 살아갔으며 그렇기에 그의 플레이를 난 직접 볼수 있었고 환호할 수 있었다. 그 사실에 감사한다. 라는 말이다. 아이언맨에게도 같은 감정이 든다. 나의 어린 시절, 그리고 그 이후의 10여년을 함께 지낸 느낌이기에 감사하다. 


5. 아이언맨 개꿀잼, 휴일에 몰아보기 좋아요. 어린친구놈들아.

캐릭터는 캐릭터 일 뿐이다. 만화속 주인공과 현실은 매우 다르다. 다만, 아이언맨과 같이 어떤면에서 꽤나 현실적인 캐릭터는 현실속 사람보다 더 현실감이 있다. 그의 빨간 수트가 그리워지고 나중에 어린 친구들에게 말하겠지. "아이언맨 시리즈 모아서 봐봐 개꿀잼이야." 우리 엄마네 세대가 로마의 휴일이나 뭐 그런 영화들을 추천하는 것처럼 말이다.(고개는 열심히 끄덕였지만, 실제로 본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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