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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 Feb 07. 2018

다시 만난 세계

스물대여섯살 아이의 눈으로


천천히 거리를 걷다 보면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프로처럼 악기를 연주하는 이, 노래를 부르는 이, 마치 진짜 동상처럼 잠자코 서있다 오가는 사람들을 화들짝 놀라게 하는 이들까지.


그중에서도 특히 내 발걸음을 오래도록 붙들어 놓는 것이 바로 비눗방울 공연인데, 크고 작은 비누 거품들이 떠다니는 그곳에는 으레 천진한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마치 비눗방울이란 것을 난생처음 보는 양 이리로 저리로 깔깔대며 발을 구르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어느새 나도 아이가 된 것처럼 헤실거리며 내 앞으로 떠오는 방울을 톡 하니 터트려 보기도 한다.


그러며 문득 순수한 환희로 그득한 아이들의 눈에 비치는 세계가 궁금해진다. 흔하디 흔한 비누 거품들 따위에서 나비를 보고, 구름을 보며 높은 소리로 웃으며 뜀박질하는 아이들의 시선은 세상에 대한 경탄으로 가득 차 있겠지. 어쩌면 내 안에도 있었던 그 세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를 찾고 싶은 날이다.


광장에서, 7월의 어느 뜨거운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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