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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커밍제인 Oct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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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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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혼자 새우구이를 먹고 왔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챙겨 먹는 게 제철과일이랑 해산물은 새우가 유일한 데 횟집에 혼자 가는 건 조금 부담이라서

수산물시장에서 1KG를 구입해서 바로 구워주는 곳에 가서 먹었습니다.


평소에 사람들이랑 같이 갈 땐 항상 먼저 새우를 다 까서 먹어서 그런지, 1KG이라는 양이 참 많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너무 먹고 싶었고 맛있었지만 결국 반 정도를 남기고 오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제철 새우는 오동통하니 맛있었고, 제철음식은 몸도 마음도 한 결 충만해지게 만들어줍니다.


혼자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십니다.

저는 평소에 혼자 영화 보기, 혼자 운동하기, 혼자 서점에 가거나 전시회 뮤지컬 혼자 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20대 때에는 호기심도 많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너무나도 설레었는데 언제부턴가 혼자 하는 일에 익숙해지고 있었습니다.  


혼자 식당에 가면 셀프로 구워 먹는 고깃집인데도 아주머니가 고기도 구워주시고, 새우구이집에서도 다 구워진 새우를 잘라주셔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챙김 받는 일이 이렇게 좋은 일이었을까요? 그것도 처음 알았고, 사람들은 혼자인 사람들이 외로울 거라 생각해서 더 친절하게 대해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혼자 맛있는 것을 먹으면 맛있습니다. 편안하고 좋은데, 항상 음식을 많이 남기게 되고 뭔가 조금씩은 부족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새우를 먹다가 정다운 사람이랑 같이 먹었으면 더 좋았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래도 저는 제가 까준 새우를 맛있게 함께 먹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쉴 때나 다를 땐, 그런 생각이 안 드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땐 그런 생각이 많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급식봉사가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직접음식을 준비하고 나누어 먹는 그 충만감이 제게는 너무 가치 있고 소중했으며, 흔히들 말하는 어머니의 마음 같은 그런 종류의 사랑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새우를 먹고 돌아오면서 생각했어요, 저는 저 스스로와 잘 지내는 일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때로는 누군가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어쩌면 저는 난 혼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이야! 에 너무 집착하지는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요, 흔히들 누군가에게 기대면 실망한다는 게 사회적으로 우세했고 경험상으로도 서로에게 기대는 행동은 서로를 지치게 만들 수도 있어서 더 그러려고 했던 일이었는데,

때때로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사람과 사람사이는 가까운 듯 먼 듯 지내야 소중한 것을 더 소중히 지킬 수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일은 기쁜 일이고 매일 함께 할 수는 없겠지만 종종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는 일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불가결인 부분이기 때문이에요,


조만간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식사하는 시간을 마련해 봐야겠습니다.


어쩌면, 삶은 그게 전부일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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