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깜깜한 거인의 방 안
2화: 궁금한 게 너무 많은 첫날
새벽 4시, 나는 눈이 번쩍 떴다.
"어? 여기가 어디지?"
순간 당황했지만 곧 기억이 되살아났다. 아, 맞다. 어제 새로운 집에 왔었지. 이제 내 이름은 루미고, 저기 계시는 분은 내 새로운 가족이야.
아직 거인은 잠들어 있었다. 큰 침대에서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조용히 집 안을 둘러봤다. 어제는 너무 긴장해서 제대로 보지 못했거든.
"우와, 정말 넓다!"
2층 침실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작은 계단도 있고, 거실에는 작은 물그릇과 먹이 그릇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리고 저기 멀리... 어제 봤던 그 신비로운 바퀴가!
호기심이 발동했다. 살금살금 다가가서 바퀴를 자세히 관찰해봤다.
"이게 정말 운동하는 거라고? 어떻게 쓰는 거지?"
앞발로 살짝 건드려봤다. 바퀴가 스르르 돌아갔다!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났지만, 곧 다시 호기심이 생겼다.
"음... 발을 올려보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한 발을 올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용기를 내서 두 발 모두 올려봤다.
그 순간!
"우와악악악!"
바퀴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달렸다. 안 그러면 뒤로 넘어질 것 같았거든!
"이, 이게 뭐야! 멈춰!"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달리면 달릴수록 바퀴는 더 빨리 돌았고, 나는 더 빨리 달려야 했다. 마치 끝없는 달리기 시합 같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처음엔 무서웠는데, 점점 재미있어지기 시작한 거야!
"이야호! 나 정말 빨라!"
바람이 내 털을 스쳐 지나갔다. 마치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애완동물 가게의 좁은 유리 상자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자유로움이었다.
그때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어? 루미가 벌써 일어났네?"
앗! 거인이 깨었다! 나는 당황해서 바퀴에서 뛰어내렸다. 바퀴는 계속 돌다가 천천히 멈췄다.
"후우... 후우..."
너무 달려서 숨이 찼다. 하지만 기분은 정말 상쾌했다!
거인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운동 바퀴가 마음에 드나 보네? 정말 열심히 뛰었구나."
어? 화내지 않네? 애완동물 가게에서는 시끄럽게 하면 항상 "조용히 해!"라고 소리쳤는데.
"루미는 일찍 일어나는구나. 햄스터들은 원래 밤에 활동한다던데, 우리 루미는 특별한가 봐."
특별하다고? 나를? 기분이 좋아졌다!
거인이 작은 그릇을 가져왔다. 어제 먹었던 그 맛있는 해바라기씨가 들어있었다.
"아침 간식이야. 많이 운동했으니까 배고프겠지?"
정말 배고팠다! 나는 서둘러 씨앗을 하나 집어서 깨물었다. 여전히 고소하고 맛있었다. 몇 개는 볼주머니에 저장했다.
"저축 습관이 정말 좋네. 현명한 루미."
거인이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어제처럼 따뜻하고 기분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다. 터널! 어제 봤던 그 구불구불한 터널 말이야!
"저기는 뭐 하는 곳이지?"
나는 터널 입구로 다가갔다.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안이 훤히 보였다.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고, 어떤 곳은 위로 올라가고, 어떤 곳은 아래로 내려갔다.
"들어가 봐도 될까?"
거인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걱정스러운 표정은 아니었다. 오히려 기대하는 것 같았다.
"가봐, 루미. 네가 좋아할 거야."
허락받았다! 나는 신나서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우와!"
터널 안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좁긴 하지만 내 몸에 딱 맞았고, 이리저리 기어다니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마치 비밀 기지 같았다!
오른쪽으로 가면 어디로 갈까? 왼쪽은? 위로 올라가는 길도 있네!
나는 한참 동안 터널을 탐험했다. 때로는 막다른 길에 도착해서 뒤로 돌아가야 했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곳으로 나왔다. 정말 신나는 모험이었다!
"루미, 어디 있어?"
거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터널 중간 지점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여기 있어요!"
물론 거인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내 모습을 보고 웃었다.
"정말 탐험가구나. 터널이 마음에 드나 보네."
터널에서 나와서 물을 마시러 갔다. 작은 물병에서 나오는 물이 정말 깨끗하고 시원했다. 애완동물 가게의 더러운 물그릇과는 비교도 안 됐다.
그때 이상한 냄새가 났다.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냄새였다.
"뭐지? 이 냄새는?"
냄새를 따라가 보니 거인이 큰 그릇 앞에 앉아서 뭔가를 먹고 있었다.
"아, 루미도 궁금하구나. 이건 시리얼이야. 사람이 먹는 아침 식사지."
시리얼? 생김새가 작은 동그라미 모양이었다. 색깔도 다양했다.
거인이 작은 조각 하나를 내게 보여줬다.
"이건 루미가 먹으면 안 돼. 사람 음식이라서 햄스터에게는 좋지 않거든."
아쉽긴 했지만 이해했다. 대신 내 전용 간식이 있으니까!
"그래도 냄새는 맡아볼 수 있지?"
나는 코를 킁킁거리며 시리얼 냄새를 맡아봤다. 신기한 냄새였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했다.
거인이 말했다.
"루미는 정말 호기심이 많구나. 뭐든지 관찰하고 탐구하네."
맞다! 나는 원래 이런 성격이야. 애완동물 가게에서도 맨날 새로운 걸 찾아다녔거든. 다른 형제들은 "루미는 참 바쁘게 산다"고 했지만, 나는 그게 재미있었다.
오전 내내 나는 집 안 구석구석을 탐험했다. 2층 침실의 포근한 솜 침대, 1층 거실의 넓은 공간, 그리고 터널의 복잡한 미로... 모든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운동 바퀴는 정말 중독성이 있었다. 한 번 올라가면 계속 뛰고 싶어졌다. 거인은 내가 바퀴에서 뛸 때마다 "루미는 정말 건강해지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점심 시간이 되자 거인이 새로운 음식을 가져왔다.
"오늘은 특별한 간식이야. 당근이랑 브로콜리!"
당근과 브로콜리라고? 처음 보는 음식이었다. 당근은 주황색이고 길쭉했고, 브로콜리는 초록색이고 나무 같이 생겼다.
조심스럽게 당근을 한 입 베어물었다.
"어? 이게 뭐야?"
달콤하면서도 아삭아삭했다! 씹을수록 단맛이 났다. 정말 맛있었다!
브로콜리도 시도해봤다. 당근과는 완전히 다른 맛이었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루미가 야채를 좋아하는구나! 정말 건강한 아이네."
건강하다고? 나는 그저 맛있는 걸 먹는 것뿐인데. 하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 날 오후, 나는 처음으로 낮잠을 잤다. 2층 침실의 솜 침대에 파묻혀서 말이야. 정말 푹신하고 따뜻했다.
꿈에서는 형제들을 만났다. 찌코와 포포, 그리고 막내 콩콩이까지.
"루미야! 새 집은 어때?" 콩콩이가 물었다.
"정말 좋아! 궁전 같아. 그리고 운동 바퀴라는 신기한 게 있어!"
"우와, 운동 바퀴? 나도 타보고 싶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구경시켜줄게."
형제들과 이야기하는 꿈을 꾸며 나는 행복하게 잠들었다.
깨어나니 해가 지고 있었다. 거인이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루미, 잘 잤어? 오늘 첫날 치고는 정말 활발했구나."
첫날... 맞다. 오늘이 새로운 인생의 첫날이었다. 그리고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
"내일은 또 어떤 재미있는 일이 있을까?"
나는 기대에 찬 마음으로 저녁 간식을 먹었다. 해바라기씨와 함께 작은 견과류도 있었다. 이것도 처음 먹어보는 거였는데 정말 고소했다!
그날 밤, 나는 운동 바퀴에서 신나게 뛰었다. 어제와 달리 이제는 전혀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자유롭고 시원한 기분이었다.
"달려라, 루미! 세상에서 가장 빠른 햄스터!"
거인이 웃으며 나를 지켜봤다.
"정말 행복해 보인다, 루미.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
그 말을 듣고 나는 더욱 신나게 뛰었다. 새로운 가족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하다니! 이보다 좋을 순 없었다.
첫날이 이렇게 완벽할 줄 누가 알았을까? 내일은 또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정말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