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 혼자 밥 먹기의 기술

"나를 위한 식사의 의미를 발견해보자"

by 시더로즈


"나를 위한 식사의 의미를 발견해보자"




금요일 아침, 드디어 기다리던 주말 전날이었다. 어제 친구들과의 약속을 거절한 덕분에 온전히 나만의 주말이 펼쳐질 예정이었다.

희망이에게 아침 인사를 하고, 거울 앞에서 나에게도 인사했다.




"안녕, 수현아. 오늘은 금요일이야. 그리고 오늘부터는 진짜 나만의 시간이 시작돼."

아침 기분: 밝은 금색 반짝이고 기대에 찬 느낌. 자유로운 주말을 앞둔 설렘.

10분 명상에 도전해봤다. 어제까지 9분이었는데, 오늘은 두 자릿수에 도전하는 날이었다.

라벤더 향초를 켜고 편안히 앉았다. 처음 5분까지는 쉬웠고, 7-8분까지도 괜찮았다. 9분을 넘어서니 조금 집중이 흐트러졌지만, 끝까지 완주했다.

10분 명상을 마치고 눈을 떴을 때 뭔가 성취감이 달랐다. 일주일 전만 해도 5분도 어려웠는데, 이제 10분을 할 수 있다니.



명상 후 기분: 깊은 파란색 안정되고 집중된 느낌. 작은 목표 달성에 대한 뿌듯함.



출근길에 문득 생각이 났다. 오늘 저녁에는 뭘 먹을까? 평소에는 배달음식이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뭔가 다른 걸 해보고 싶었다.


요리? 나도 할 수 있을까?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혼자 나와서 늘 가던 카페 대신 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어가 봤다. 파스타를 먹으면서 생각했다. 이것도 혼자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핸드폰으로 '초보자 파스타 만들기'를 검색해봤다. 생각보다 간단해 보였다. 면 삶고, 소스 만들고, 섞기만 하면 되는 것 같았다.


점심시간 기분: 연한 주황색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싶은 호기심과 의욕.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다. 평소에는 생필품만 대충 사고 나왔는데, 오늘은 요리 재료를 사러 온 거였다.

파스타 면, 올리브오일, 마늘, 베이컨, 양파, 크림... 레시피를 보면서 하나씩 골랐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설레면서도 긴장됐다.


집에 와서 에프런을 두르고 요리를 시작했다.



첫 번째 시도: 크림 파스타


양파를 썰다가 눈물이 났다. 마늘을 다지는 것도 생각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올리브오일에 볶을 때 나는 향이 정말 좋았다.


"와, 이게 요리하는 냄새구나."


베이컨을 넣고 볶으니 더 고소한 냄새가 났다. 그 사이에 파스타 면을 삶았는데, 타이밍 맞추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크림을 넣고 면을 넣어서 섞는데, 처음에는 뭔가 어색했다. 하지만 점점 크림색 소스가 면에 잘 배어들면서 그럴듯한 파스타가 되어갔다.

완성!




접시에 담고, 파슬리 가루까지 뿌려봤다. 내가 만든 첫 번째 제대로 된 요리였다.

첫 한 입을 떠서 먹는 순간, 눈물이 날 뻔했다. 맛도 맛이지만, 내가 이걸 만들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진짜... 내가 이런 걸 만들 수 있구나."


요리 후 기분: 따뜻한 빨간색 성취감과 자랑스러움이 가득한 뜨거운 느낌.

내 공간에서 내가 만든 파스타를 먹었다. 향초를 켜고, 무드등을 켜고, 희망이 옆에서 조용히 저녁을 먹었다.

혼자 먹는 밥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니. 평소에는 TV를 보거나 핸드폰을 하면서 급하게 먹었는데, 오늘은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었다.




"희망아, 이거 내가 만든 거야. 어때, 맛있어 보이지?"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자꾸 웃음이 나왔다. 이게 바로 나를 위한 식사구나.

그동안은 배가 고프니까 먹는 것, 시간이 되니까 먹는 것이었다면, 오늘은 정말 '나를 위해서' 준비한 식사였다.


저녁 식사 후 기분: 부드러운 분홍색 포근하고 만족스러운 느낌. 나 자신을 잘 돌봤다는 뿌듯함.

설거지를 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내가 쓴 그릇, 내가 쓴 팬을 닦는 것도 뭔가 의미 있는 일 같았다.

주방을 정리하고 나서 일기를 썼다.



2024년 3월 22일 (금)

오늘 처음 해본 것:

10분 명상 성공! (드디어 두 자릿수)


혼자 파스타 요리하기


천천히 음미하며 식사하기


요리 과정 자체를 즐기기


오늘의 감정 컬러 일기:

아침: 밝은 금색 (기대에 찬)


명상 후: 깊은 파란색 (성취감 있는)


점심: 연한 주황색 (호기심 가득한)


요리 후: 따뜻한 빨간색 (자랑스러운)


식사 후: 부드러운 분홍색 (만족스러운)


요리에 대해 배운 것: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기본적인 것은)


과정 자체가 명상 같다 (집중하게 됨)


내가 만든 걸 먹는 기쁨이 크다


혼자 먹어도 외롭지 않다 (오히려 평화로움)


나를 돌보는 구체적인 방법 중 하나


내일(토요일) 해보고 싶은 것:

아침에는 간단한 토스트 만들어보기


새로운 요리 레시피 찾아보기


나만의 주말 루틴 만들어보기


오늘 요리하면서 깨달은 게 있었다. 요리라는 게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었다.

재료를 고르고, 썰고, 볶고, 맛을 보고... 이 모든 과정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완성된 음식을 먹을 때의 그 만족감은 배달음식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때 엄마 리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잘했어, 수현아. 나를 위한 식사를 준비한다는 건 자기 자신을 소중한 사람으로 대한다는 뜻이야. 음식을 만들고, 천천히 음미하고, 정리까지 하는 이 모든 과정이 자기 돌봄이야. 오늘 네가 만든 파스타에는 너 자신에 대한 사랑이 들어있었어."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단순히 파스타를 만든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시간과 정성을 들인 거였다.

희망이를 바라보니 어제보다 더 싱싱해 보였다.


"희망아, 우리 둘 다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아. 너는 물과 햇빛으로, 나는 이런 작은 시도들로."

지금 기분: 따뜻한 갈색 든든하고 안정된 느낌. 나 자신을 잘 돌봤다는 든든함.

내일은 토요일이고, 정말로 나만의 온전한 하루가 시작된다. 아침에는 간단한 토스트를 만들어서 먹어보고, 오후에는 책을 읽거나 새로운 요리에 도전해볼까?



선택은 온전히 내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이렇게 행복할 줄 몰랐다.


요리하면서 또 하나 깨달은 게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로운 시간이 아니라 나와 친해지는 시간이라는 것.

오늘 파스타를 만들면서 나는 내가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어떤 향을 좋아하는지, 어떤 과정을 즐기는지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이런 게 바로 나 자신과 친해지는 거구나.


오늘의 작은 변화:

10분 명상 완주 (꾸준한 시간 증가의 결실)


첫 번째 제대로 된 요리 (크림 파스타)


천천히 음미하는 식사법 (마음챙김 식사)


요리 과정에서 발견한 집중의 즐거움


혼자 식사의 평화로움 경험


엄마 리나의 한마디: "음식을 만든다는 건 사랑을 만든다는 거야. 오늘 네가 만든 파스타에는 너 자신에 대한 돌봄과 사랑이 가득 들어있었어. 이렇게 나를 위해 정성을 들이는 모든 순간이 셀프러브란다."


23일이 남았다. 나를 위한 밥상이 이렇게 특별할 줄 몰랐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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