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6: 몸과 대화하기

"몸이 아프다고 말할 때 들어줘"

by 시더로즈


"몸이 아프다고 말할 때 들어줘"






토요일 아침, 평일과는 다른 여유로운 시작이었다. 알람 없이 자연스럽게 깬 시간이 8시 30분이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이렇게 천천히 일어났을까?



희망이에게 아침 인사를 하고, 거울 앞에서 나에게도 인사했다.


"안녕, 수현아. 오늘은 진짜 나만의 토요일이야. 어떻게 보낼까?"


아침 기분: 연한 레몬색 상큼하고 자유로운 느낌. 아무런 약속 없는 주말의 해방감.

어제 만든 크림 파스타에 자신감을 얻어서, 오늘 아침은 토스트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식빵에 버터를 바르고, 달걀을 후라이로 올려서 간단한 오픈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이것도 요리지?"


간단하지만 어제와 마찬가지로 나를 위해 준비한 아침이었다.

10분 명상을 하려고 내 공간에 앉았는데, 몸이 뭔가 뻐근했다. 어제 요리하면서 계속 서 있었던 것도 있고, 평소에 사무직으로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서 몸이 굳어있는 느낌이었다.

명상을 하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는 마음에만 집중했는데, 몸은 어떨까? 몸도 나의 일부인데 제대로 신경 써본 적이 있나?



명상 후 기분: 차분한 회색 몸의 신호를 처음으로 의식하게 된 묘한 느낌.

아침을 먹고 나서 핸드폰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검색해봤다. 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 여러 가지가 나왔는데 그 중에서 '초보자를 위한 아침 요가'라는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15분짜리 영상이었다. 댓글을 보니 "정말 쉬워요", "몸치도 따라할 수 있어요" 같은 후기들이 있었다.

"한번 해볼까?"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거실 바닥에 매트 대신 두꺼운 담요를 깔았다. 핸드폰을 앞에 두고 영상을 틀었다.



첫 번째 요가 시도


"편안히 앉아서 호흡을 관찰해보세요."

시작은 명상과 비슷했다. 그런데 곧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팔을 천천히 위로 올려주세요."

간단한 동작이었는데, 팔을 끝까지 올리니까 어깨가 뻐근한 게 느껴졌다. 평소에 어깨가 얼마나 굳어있었는지 깨달았다.

"고양이 자세로 등을 둥글게 말아주세요."

네발로 기어가면서 등을 구부렸다 펴기를 반복했는데, 등 근육이 늘어나는 게 시원했다.

"어, 이거 괜찮네?"

하지만 5분쯤 지나니까 생각보다 힘들었다. 간단해 보이는 자세들인데 몸이 말을 안 들었다. 특히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게 어려웠다.

"다리를 쭉 뻗고 앞으로 숙여주세요."

앞으로 숙이려고 하는데 손이 발끝에 전혀 안 닿았다. 몸이 이렇게 굳어있었나?

"괜찮아요, 자신의 한계만큼만 하시면 됩니다."

영상 속 강사의 말이 위로가 됐다.



15분이 끝났을 때 몸이 개운하면서도 피곤했다. 운동이라기보다는 몸과 대화를 나눈 느낌이었다.

요가 후 기분: 밝은 초록색 몸이 깨어나는 듯한 상쾌함과 뿌듯함.

샤워를 하면서 몸의 변화를 느꼈다. 어깨가 좀 더 유연해진 것 같고, 등이 펴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나는 몸을 그냥 머리를 나르는 수단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아프지 않으면 괜찮다고, 일을 할 수 있으면 괜찮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요가를 하면서 몸도 나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뻐근함, 뻣뻣함, 시원함... 이런 것들이 몸이 보내는 신호였구나.


점심은 간단히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어제 요리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생겨서 오늘은 좀 더 건강한 걸 먹고 싶어졌다.


점심 후 기분: 연한 노란색 몸과 마음이 모두 가벼운 느낌.


오후에는 책을 읽고 싶어졌다. 집에 있는 책 중에서 예전에 사놓고 읽지 못한 에세이집을 꺼냈다. 내 공간에서 희망이 옆에 앉아서 천천히 읽었다.


한 시간 정도 읽다가 몸이 또 뻐근해지는 게 느껴졌다. 이번에는 바로 알아차렸다.


'아, 몸이 움직이라고 신호를 보내는구나.'


책을 내려놓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했다. 목을 돌리고, 어깨를 으쓱으쓱하고, 허리를 좌우로 돌려줬다.

"몸아, 고마워. 신호 보내줘서."

처음으로 내 몸에게 말을 걸어봤다.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오후 기분: 따뜻한 베이지색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는 안정된 느낌.



저녁에는 또 다른 요리에 도전해봤다. 오늘은 김치볶음밥. 어제의 파스타보다는 쉬울 것 같았다.

김치를 볶고, 밥을 넣고, 달걀까지 올려서 완성했다. 어제보다 요리하는 게 훨씬 자연스러웠다.

저녁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할 때, 하루 종일 몸을 사용한 게 느껴졌다. 요가도 하고, 요리도 하고, 책도 읽고... 몸이 적당히 피곤하면서도 만족스러웠다.



잠들기 전에 한 번 더 간단한 스트레칭을 했다. 침대에서 다리를 벽에 대고 올리는 자세를 했는데,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저녁 기분: 깊은 남색 하루를 잘 보낸 만족감과 편안한 피로감.

일기를 쓸 때 오늘은 특별히 '몸'에 대해 자세히 적어봤다.



2024년 3월 23일 (토)


오늘 처음 해본 것:


아침 요가 (15분 초보자 영상)


몸의 신호 의식적으로 듣기


중간중간 스트레칭하기


토스트와 김치볶음밥 만들기


오늘의 감정 컬러 일기:


아침: 연한 레몬색 (상큼하고 자유로운)


명상 후: 차분한 회색 (몸을 인식하게 된)


요가 후: 밝은 초록색 (상쾌하고 뿌듯한)


점심 후: 연한 노란색 (가벼운)


오후: 따뜻한 베이지색 (조화로운)


저녁: 깊은 남색 (만족스러운)


몸과 대화하며 배운 것:

몸도 나름의 신호를 보낸다


조금만 움직여도 컨디션이 달라진다


운동이 꼭 헬스장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몸이 뻐근할 때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몸을 돌보는 것도 자기 돌봄이다


내일(일요일) 해보고 싶은 것:

아침 요가를 루틴으로 만들어보기


산책 나가보기


더 긴 요가 영상에 도전해보기


오늘 가장 큰 발견은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몸이 뻐근하면 마음도 답답해지고, 몸이 시원해지면 마음도 상쾌해졌다.


그리고 몸의 신호를 듣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배가 고플 때만 신호를 듣는 게 아니라, 피곤할 때, 뻐근할 때, 시원할 때의 신호도 듣는 거였다.




엄마 리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잘했어, 수현아. 몸과 대화한다는 건 자기 자신과 더 깊이 연결되는 거야. 네 몸이 보내는 신호들을 들어주고, 필요한 걸 해주는 것도 중요한 자기 사랑이야. 오늘 네가 몸을 돌본 모든 순간들이 소중해."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마음만 돌보는 게 아니라 몸도 함께 돌봐야 진짜 나를 돌보는 거구나.

희망이를 보니 오늘따라 더 싱그러워 보였다.



"희망아, 너도 나도 조금씩 더 건강해지고 있는 것 같아. 너는 물과 햇빛으로, 나는 요가와 스트레칭으로."


지금 기분: 부드러운 라벤더색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한 평화로운 느낌.


내일은 일요일이고, 월요일부터는 다시 일상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제 조금 다를 것 같다. 틈틈이 몸의 신호를 듣고, 간단한 스트레칭이라도 해주면서 몸도 함께 돌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요가나 운동이 생각보다 특별한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15분이라도, 집에서도,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 그 작은 신호들을 듣고 반응해주는 것.

그게 바로 나를 돌보는 구체적인 방법 중 하나였다.



오늘의 작은 변화:

첫 번째 홈 요가 경험 (15분 완주)


몸의 신호 의식적 관찰과 반응


중간중간 스트레칭으로 몸 돌보기


요리 실력 향상 (토스트, 김치볶음밥)


몸과 마음의 연결고리 발견


엄마 리나의 한마디: "몸이 아프다고 말할 때 들어주는 것, 피곤하다고 할 때 쉬어주는 것, 움직이고 싶어할 때 움직여주는 것. 이 모든 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야. 네 몸도 소중한 친구처럼 대해줘."

22일이 남았다. 몸과 마음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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