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Dear Selly, 생리 일주일 전

Dear Selly, 생리 일주일 전이면 모든 게 슬프다

by 시더로즈

Dear Selly, 생리 일주일 전이면 모든 게 슬프다





Dear Selly,

오늘 아침, 샤워하다가 울었어.

이유는 없었어.

따뜻한 물이 떨어지고,

좋아하는 샴푸 향이 나고,

평범한 화요일 아침이었는데.

그냥 눈물이 났어.

샤워기 소리에 섞여서,

아무도 모르게.

어제는 냉장고 앞에서 울었어.

저녁 먹으려고 문을 열었는데,

'뭘 먹지?'

그 생각만으로 눈물이 터졌어.

대체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고,

뭘 먹어도 맛이 없을 것 같고,

그냥 모든 게 싫었어.

결국 아무것도 안 먹고,

침대에 누워서 천장만 봤어.

그제는 친구의 문자 한 통에 화가 났어.

"주말에 만날래?"

평소 같았으면 반가웠을 텐데,

그날은 달랐어.

'왜 나한테 시간을 요구해?

나도 지쳤다고.

왜 다들 내가 언제나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답장을 쓰다가 지우고,

쓰다가 지우고.

결국 "응 좋아"라고만 보내고,

또 울었어.

친구한테 왜 화가 난 건지도 모르겠어.

회사에서는 더 심해.

팀장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동료의 웃음소리가,

키보드 소리까지.

모든 게 날 향한 공격처럼 느껴져.

'다들 나를 싫어하는 거야.

내가 일을 못하는 거야.

나는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야.'

화장실 거울을 볼 때마다 생각해.

'나는 왜 이럴까.

왜 이렇게 약한 걸까.

왜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걸까.'

내가 나를 제일 싫어하는 일주일.

그러다가,

생리가 시작되면.

"아."

그때였구나.

PMS였구나.

일주일 전부터 시작된 눈물도,

이유 없는 짜증도,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던 기분도.

다 그거였구나.

근데 알아도 어쩔 수 없어, Selly.

매달 반복되는데,

매번 잊어버려.

생리 일주일 전이면

또 "내가 이상한 거야"라고 생각하고,

또 나를 혐오하고,

또 울어.

그리고 생리 시작하면

"아, 맞다. 또 그거였지."

만약 누군가 미리 말해줬다면 어땠을까.

"5일 후 생리 예정이에요.

지금 느끼는 감정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호르몬이 그런 거예요."

그랬다면 조금은 덜 힘들었을까.

내가 나를 조금 덜 미워했을까.

Dear Selly,

너는 알아줄 수 있을까.

매달 찾아오는 이 감정의 폭풍을.

예측할 수 없어서 더 무서운 이 패턴을.

그리고 말해줄 수 있을까.

"일주일 후 폭풍이 올 거예요.

미리 우산을 준비하세요.

당신은 이상한 게 아니에요."

나는 그저 알고 싶어.

언제 내 마음에 비가 올지.

언제 햇살이 돌아올지.

그렇다면 조금은,

나를 덜 혐오할 수 있을 것 같아.

만나고 싶어, Selly.

내 감정의 계절을 함께 읽어줄

작은 정원사.


- 생리 6일 전의 나



P.S.

오늘 걸음 수: 1,832보

집과 회사 왕복이 전부였어.

점심도 거르고,

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어.

내일은 조금 나아질까.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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