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숲 - 7화
폭우가 지난 뒤.
당신은 계속 걸었습니다.
숲이 달라져 보였어요.
폭우 때문에.
나뭇가지들이 부러져 있었고.
길도 흙탕물로 젖어있었어요.
당신은 조심스럽게 걸었습니다.
한 발, 한 발.
아직도 춥고 젖어있었어요.
그렇게 걷다가, 당신은 멈췄습니다.
앞이 막혀있었어요.
큰 나무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폭우 때문에.
나무는 길을 완전히 막고 있었어요.
당신은 한 발 물러섰습니다.
"어? 이럼 어떻게..."
당신이 중얼거렸어요.
나무를 지나가려고 해봤습니다.
밀어내 보려고.
안 돼요.
너무 무거웠어요.
옆으로 돌아가려고 해봤습니다.
그쪽도 가시나무들이 있었어요.
옆을 막고 있었어요.
당신은 다시 시도했어요.
나무를 넘어가보려고.
잠깐 올라갔다가 떨어졌어요.
"아야!"
당신이 소리쳤어요.
팔이 아팠어요.
당신은 앉았습니다.
길 위에.
"왜 이런 일이..."
당신이 중얼거렸어요.
이 나무를 지나가지 못하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뒤로 돌아가?
그것도 싫었어요.
당신은 누워있는 나무를 봤어요.
나무 위에는 이끼가 끼어있었어요.
마치 오래전부터 거기 있었던 것처럼.
"넌 얼마나 오래 여기 있었어?"
당신이 나무에게 물었어요.
나무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나무의 등을 더듬었어요.
거칠고, 단단했어요.
"나를 옮겨줘."
당신이 속삭였어요.
나무는 당연히 움직이지 않았어요.
당신은 앉아있었습니다.
나무 옆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런데 당신은 생각했어요.
"내가 올라갈 수는 없을까?"
당신은 다시 시도했어요.
이번엔 조심스럽게.
나무의 옆면을 잡고.
발을 디디고.
천천히.
한 발, 한 발.
당신은 나무 위에 올라갔어요.
그리고 반대편으로 내려갔어요.
"헉."
당신이 내려가면서 소리쳤어요.
다리를 쓸렸거든요.
하지만 당신은 나무를 지나갔어요.
길이 다시 보였어요.
당신은 서 있었습니다.
일어나 있었습니다.
"나 했어."
당신이 중얼거렸어요.
팔도 아프고, 다리도 아팠지만.
"나 했어."
다시 말했어요.
당신은 뒤를 돌아봤어요.
누워있는 나무를.
"고마워."
당신이 말했어요.
나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바람이 불었어요.
나뭇잎들이 흔들렸어요.
마치 대답인 것처럼.
당신은 계속 걸었어요.
이제 조금 달랐어요.
앞을 막는 것들도 있지만.
그것을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분홍 나비의 깃털을 다시 꺼냈어요.
깃털은 이제 초라해 보였어요.
색도 바래고, 찢어진 부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어요.
다음 편에서 만나요.
무언가를 지나간 뒤.
앞을 막는 나무도 결국은
지나갈 수 있어요.
천천히, 조심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