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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커밍제인 Jul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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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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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해한 사람이 좋다.

내게 무해한 사람이란 사람 간에 지켜야 할 기본을 지키는 사람이다.


나는 예술적 감각이 충만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 순수할 때 나는 신비롭고, 감성적이고 그럴듯하게 마음을 이끄는 사람들을 좋아했었다.

그들은 신비롭고 자신에 대해 잘 포장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상처받은 어린 영혼을 가진 사람 같아서

무언가 연민의 감정을 이끌어 내는 사람들이었다.

감정 기복이 있고, 때때로 자신의 상처를 앞세워 의뭉스러운 태도를 취하며 의도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끝내 슬픈 결말의 관계의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그래서 난 그 이후로, 감성이 지극 히 풍부하고 예술적 감각이 짙은 사람과 연민의 감정을 이끌어내고, 의사 표현을 정확하게 하지 않는 사람을 멀리하게 되었다.



상대에게 명확한 의사표현을 하지 않는 건 상대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이고,

너무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한다는 것도 자신만 아눈 이기적인 행동인데도, 몰랐기에 그 시간들을 홀로 마음앓이를 하며 혼자 상처받아야 했다.


내게 무해한 사람이란, 앞과 뒤가 다르지 않으며 거짓이 없고 진솔한 사람이다.

관계사이에 문제가 생겨도 완벽하게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진, 적극적인 태도를 지닌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사람, 내가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관계에서 갈등이 생기거나 본인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자존심 때문에 사과하지 않고 변명하거나 방치하며 회피하는 사람들을 봐 와서 인지, 나는 그런 모습에  상대에 대한 신뢰를 잃고 내심 많은 실망을 했다. 사실, 그런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다.


사과하는 일은 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사과하는 일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인정의 행위이자, 우리 관계의 거칠어진 오해의 장벽을 허물어 내는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름을 이해하지 않고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며 갈등을 방치하고 회피하는 그런 관계로 인해 제대로 유대감을 느끼고, 사랑을 주고받는 일에 서툰 이들이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해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태도가 뭘까, 생각해 보니,

나는 나의 날카로워진 신경으로 인해 누군가 다칠 까 우려될 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 서 나 자신을 다독인다. 사과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용기를 가지고 사과하려고 노력하고,

충분히 대화할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역지사지의 마음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누군가와의 관계를 지켜나가기 위해서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무해한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좋겠다. 그래서 서로에 대한 의심과 거친 마음을 거두고,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더 좋은 사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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