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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커밍제인 Jul 23. 2024

LOVE

"오르페우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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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페우스의 사랑은 슬프고도 아름다운 신화 속 사랑이야기이다.

최고의 음유시인이자 리라의 명수 오르페우스가 뱀에 물려 죽은 사랑하는 에우리디케를 구하기 위해 저승까지 내려가, 리라 연주로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조차 감동시켜 단 한 번의 기회를 얻었지만,

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를 어겨 에우리디케를 구하지 못하고 돌아와 슬픔에 잠겨 죽게 되었다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인간이 "돌아본다"라는 행위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사람은 지금을 살아가는 존재이지만, 때때로 과거를 회상하며, 지금을 재해석하기도 하고

미래를 계획하기도 하고, 나의 존재에 대해 알아가기도 한다.

그때 미처 몰랐던 사실을 시간이 지나야 만 알게 되는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단서를 과거에서 찾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승의 신은 왜 오르페우스에게 지하세계를 떠나 이승으로 가기 전까지 "돌아보지 마" 란 경고를 주었을 까?  나는 사람이 절망 속이나 불안정하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겪을 때 과거나 슬픔 속에서 너무 오랜 시간 머물러 허우적 대지 말라는 신의 경고의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르페우스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인, 저승의 문턱을 넘어 사랑하는 이를 구하러 갔다.

자신만의 무기인 악기(리라)를 들고, 그 연주를 통해 협상을 하고 저승의 신들은 그의 사랑과 정성에 감동해서 이치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에우리디케를 데려갈 수 있도록 허락했다.

오르페우스의 지극한 사랑과 그리고 그의 절실함이 만든 리라 연주가 모든 생명을 감동시킬 정도로 아름다웠기 때문에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의 이야기이기 전에 삶 그 자체에 대한 깊고 숭고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에게 보내는 남녀 간의 사랑, 에우리디케를 잃고 슬픔에 빠져 저승의 문을 넘어 

맨몸에 무기하나를 들고 저승까지 내려가 자신의 재능하나로 그 저승의 신들을 감동시키기까지의 용기,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그 과정들이 한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진정으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었다. 사랑, 용기, 담대함, 재능, 아름다움 

오르페우스는 다른 전사들처럼 싸우지 않았다. 칼과 방패를 들고 누군가를 죽이며 싸우고 에우리디케를 구하지 않았다. 애초에 저승의 신들은 자신이 이길 수 없는 존재들이었고, 자신의 진정한 사랑의 마음과 

자신이 가진 재능은 아름다운 리라연주로 감동을 이끌어 내 그곳에 있는 존재들을 감동시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었다. 나는 이것이 삶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용기이자 지혜라고 생각한다.


비록,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구하지 못했지만 저승까지 내려갈 진정한 사랑을 품었고

저승의 신들의 마음을 얻어 기적을 일으켰고, 무언가 죽이고 다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진정성과 절실함이라는 지혜를 알려주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더더 욱 가치 있게 와닿았다.


때때로, 해피엔딩의 사랑이야기보다 슬픈 사랑이야기가 더 오랫동안 가슴에 남은 이유가 뭘 까? 생각해 봤다.

해피엔딩은 좋았기 때문에 그다음에 궁금하지 않지만, 슬픈 사랑이야기는 좋지 않았기 때문에 끝맺지 못해서,

아쉬운 결말을 남겼기 때문에 가슴속에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오르페우스가 들었던 경고인 "돌아보지 마"라는 말은 아마도, 당신이 고통 속을 겪고 다시 앞으로 가야 할 때

희망의 손을 잡고 힘차게 나아가야 할 땐, 더 이상 과거를 돌아보지 마세요,라는 용기를 주는 말이 아니었을 까,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라는 노랫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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