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le Ale Jun 09. 2017

원 나잇 인 방콕, part I

라오스 부부배낭여행기 3

동남아 행 국적기는 늘 그렇듯 오후에 출발해서 밤늦은 시간에 현지에 도착한다. 늦은 시간 인천 공항으로 출발했다. 인천은 공항으로 인해 어디론가 떠나가는 도시의 느낌이 강하지만, 예전에도 항구 도시로서 그런 느낌이 늘 항존 했던 도시이다. 떠나는 자가 느낄 설렘과 남겨진 자가 느낄 아쉬움이 교차하는 항구 도시 특유의 정서가 짙게 깔린 그런 도시에 국제공항이 들어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인천 공항을 출발해서 5 시간여.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하면 열대의 공기가 훅 하고 코 끝에 다가온다. 눈 내리는 겨울에 인천을 떠나오면, 열대의 온기가 더욱 강렬하게 온 몸을 휘감는다. 남국에 왔다는 사실은 항상 코 끝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다. 가장 오래 잊히지 않는 감각은 후각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그런지 남국의 느낌은 항상 코 끝으로 먼저 다가온다.


방콕에 늦은 시간에 내리면 택시를 타고 시내로 가야 한다. 운 좋게도 공항철도가 아직 운행할 시간이라면 열차를 이용하면 편리하지만, 방콕의 택시는 매우 저렴한 편이어서 일행이 있다면 오히려 택시가 더 좋은 선택이다. 우리처럼 부부 2명이 이용하는 경우에는 공항철도가 비용은 약간 저렴하겠지만, 배낭을 메고 걷는 거리를 생각한다면 택시를 타는 것이 비용대비 효율이 더 높다. 다만 택시 기사와 실랑이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시간이 맞는다면 주로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편이다. 방콕 도심과 수완나품 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는 막차가 자정 즈음에 끊어진다. 첫 기차는 새벽 6시경 출발한다.


방콕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공항으로 가서 우돈타니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한다. 방콕에는 공항이 두 곳이다. 새로 건설되어 우리네 인천공항 격인 수완나품 공항과, 오래되어 김포공항 느낌인 돈 무앙 공항 두 곳이다. 수완나품 공항은 주로 국제선이고 돈 무앙은 국내선 전담 공항인 셈인데, 우리가 갔을 때는 우돈타니 가는 에어아시아 국내선도 수완나품에서 출발했다. 그러니 수완나품 공항 인근의 호텔을 잡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겠지만, 굳이 파야타이 역 인근 호텔을 잡았다. 요즘에는 돈 무앙은 저가 항공 전담 공항이 되었기에, 에어아시아와 같은 저가 항공은 국제선도 돈 무앙 공항에서 뜨고 내린다. 


방콕 공항철도 플랫폼


입국 수속을 마치고, 서둘러 지하의 공항철도역으로 가서 종점인 파야타이 역으로 갔다.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까딱하면 막차를 놓치기 십상인데, 다행히 입국 수속을 빨리 마쳤다. 파야타이 역에서 하차를 하고 예약한 호텔에 체크인하니, 자정이 거의 다 되었다.

라오스가 이번 여행의 목적이고, 비행기 시간 때문에 할 수 없이 방콕에서 하루 밤만 보내고, 다음날 아침 11시 비행기로 우돈타니로 떠난다. 하지만 굳이 공항 인근 호텔을 잡지 않고 도심까지 와서 하룻밤을 보내는 이유가 있다. 바로 라이브 음악 클럽인 “색소폰 Saxophone”을 들러보기 위해서이다. 방콕에 오면 항상 빼놓지 않고 들러서 맥주 한잔과 음악을 듣는 곳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설레임, 여행의 백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