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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e Ale Jun 08. 2017

설레임, 여행의 백미

라오스 부부배낭여행기 2

여행 떠나기 전에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매우 즐기는데, 기대에 찬 그 설렘만큼 기분 좋은 감정이 없다고 생각한다. 여행 계획을 세우고, 루트를 짜 보고, 정보를 수집하고, 현지에서 펼쳐질 장면을 그려보는 그 과정이야말로 여행의 백미다.


라오스 여행을 계획할 당시에는 라오스에 대한 정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막 뜨는 여행지로 자리 잡아갈 무렵이었지만 여전히 다소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의 이미지가 강했다. 대략적인 이동 루트를 계획하고, 무엇보다도 어디로 가서 어디에서 귀국을 할 것인지부터 결정했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다 보니, 태국 방콕으로 가서 하노이에서 귀국하는 루트가 가장 이상적이라 판단했다. 가장 큰 지출인 항공권 가격과 일정을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다. 방콕에서 라오스 수도인 비안티엔으로 이동하고, 방비엥과 루앙프라방을 거쳐서, 하노이로 가서 귀국하는 일정을 잡았다. 



태국 방콕에서 라오스 비엔티안으로 가는 교통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방콕에서 비안티엔 행 국제버스를 탈 수도 있고, 기차를 타고 갈 수도 있다. 야간열차를 타고 침대칸에서 자면서 여행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할 수 없는 것이라 기차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에어아시아 프로모션 항공권이 워낙 저렴하게 나와 있는지라 비행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부부가 같이 여행할 때는 형편이 허락하는 한 가급적 편안한 교통편을 택하는 것이 맞다. 아내의 체력과 남편의 체력은 틀릴 수 밖에 없다.


방콕에서 라오스 국경이 가까운 도시 우돈타니까지 에어아시아 항공권이 21불이었다. 고속버스보다 저렴한 비용이다. 방콕에서 비엔티안으로 가는 국제선 항공권은 200불 정도이다. 우돈타니에서 라오스 국경까지는 공항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니 시간과 비용 고려할 때 우돈타니까지 비행기로 가서 라오스 국경을 넘어가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다. 또한 부부여행에 합당하기도 하고.


라오스에 들어가서는, 비엔티안에서 방비엥을 거쳐 루앙프라방까지는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따로 예매할 필요 없이 현지에서 버스표를 사면 된다. 정보를 찾아보니 비엔티안에서 방비엥까지는 4시간,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까지는 7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버스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그렇게 이동하는 것이 배낭여행의 맛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은 야간 버스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중년 부부의 선택은 당연히 주간 버스다.

루앙프라방에서 베트남 하노이까지는 라오항공을 이용해서 가기로 했다. 145불. 여행 루트 중 현지 이동수단에 지불한 가장 큰 지출이었다. 하지만 루앙프라방에서 하노이까지 육로로 이동하면 24시간가량 걸리는 길이다. 비용보다는 시간과 체력 문제로 항공편을 이용하기로 했다. 전에 중국 쿤밍에서 베트남 라오까이 국경까지 야간 슬리핑 버스를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중년의 부부에게는 무리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바 있다.

인터넷 서핑을 계속하며 이동 구간을 정하고, 저렴하고 효율적인 이동 수단을 찾느라 며칠을 즐겁게 보냈다. 에어아시아와 라오항공 등 현지 항공사의 프로모션 가격을 찾느라 이들 사이트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구글과 론리플래닛, 트립어드바이저 등 여행 관련 사이트를 섭렵하며 현지 정보를 열심히 모았다. 현지에서 펼쳐질 풍광을 그리며 밤늦게까지 정보를 찾아다니며 설렘에 잠을 설쳤다.


일정을 정했고, 항공권도 구매를 마쳤다. 방콕 도착이 밤늦은 시각이라 하루를 묵어야 한다. 공항 철도 파야타이 역 인근 호텔로 예약을 했다. 머무를 도시들인 비엔티안, 방비엥, 루앙프라방에서 꼭 봐야 할 곳, 해야 할 일들을 미리 그려보고, 각 도시에서 평이 좋은 저렴한 숙소들을 찾아서 목록을 정리했다.


여행을 준비할 때의 설렘, 그 과정을 만끽하며 여행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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